<이현종의 시론>김일성 '갓끈전술'과 이재명의 反日

2022. 10. 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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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법.

또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일이 실제 생길 수 있다"며 한발 더 나아갔다.

남한이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갓끈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데 이 중 하나만 잘라내도 갓이 머리에서 날아가듯이 남한이 무너진다는 대남 전략이다.

그 중심에 대권 후보였던 이 대표가 있다는 것이 사법 리스크보다 더 큰 민주당의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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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법.윤리.종교보다 국가 생존

현존 위협에 과거 敵도 손잡아

이재명 “극단적 친일” “욱일기”

김정은은 전술핵 운용 노골화

사법리스크 피하려 安保 볼모

‘국가 수호’ vs ‘對北 굴종’

국가 생존을 위한 권력의 행사는 법과 윤리, 종교보다도 우선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은 ‘국가 이성(raison d’Etat)’이라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국가가 없는데 법과 윤리, 종교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제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원수지간인 독일과 영국, 프랑스가 나토(NATO)라는 군사 동맹체제에 묶여 적(敵)인 러시아에 대항하는 이유도 국가 이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마오쩌둥(毛澤東)과 장제스(蔣介石)가 국공합작을 한 것도 같은 이유다.

대한민국의 국가 이성은 당연히 공산·일당 세습 독재 세력인 북한으로부터 국가를 지켜내는 것이다. 주적인 북한에 대항하기 위해선 과거의 적이라 해도 자유민주주의체제라면 함께할 수 있는 것이 국제정치의 기본이다. 6·25전쟁 때 북한과 중국·소련에 맞서 자유 진영이 연합군으로 싸웠고, 제국주의 침략국이었지만 일본이 후방 병참기지 역할을 했던 것도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한 필수적인 행동이었다.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다. 이들의 국가 이성은 일본과 손을 잡느니 차라리 ‘우리 민족끼리’ 정신으로 북한과 함께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 친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로 대일 굴욕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 국방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미·일이 연합해 북한 잠수함 침투를 겨냥한 대잠훈련을 독도에서 180㎞ 이상 떨어진 곳에서 한 것이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는 얘기다. 또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일이 실제 생길 수 있다”며 한발 더 나아갔다. 대선 당시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하고 사드를 “흉악하다”고 했던 인식도 같은 맥락이다. 김일성이 1972년 김일성대 졸업식에서 주장했던 ‘갓끈전술’과도 맥이 닿아 있다. 남한이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갓끈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데 이 중 하나만 잘라내도 갓이 머리에서 날아가듯이 남한이 무너진다는 대남 전략이다.

지난달 25일부터 7차례에 걸친 북한의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에 대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의례적인 규탄은 했지만 사실상 입을 닫고 있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대북 규탄 결의안을 상임위에서 처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자유민주 국가들이 한목소리로 북한을 비난하는데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야당은 침묵하고 있다. 북한은 이제 시간, 종류, 목표지점에 상관없이 자유자재로 핵미사일을 쏠 수 있는 체제로 진화했다. 지난 문재인 정권 5년간 북한과 ‘평화 무드’를 즐기고 있을 때 물밑에서 박차를 가한 미사일·핵이 고도화된 자신감인지 미국 항공모함이 와도 숨지 않는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이런 북한의 약속 위반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국민을 안심시킬 조치를 찾을 것이다. 북한군에 사살된 서해 공무원 유족보다 탈북어민이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유족이 더 걱정된다(황희 의원)는 것이 지금 민주당의 인식 수준이다. ‘우리 민족끼리’ ‘주체·자주’ 사상에 세례를 받은 좌파 진영의 대북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몽상적 민족주의에 포획돼 냉정한 국제 현실을 보지 못하는 우(愚)를 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 중심에 대권 후보였던 이 대표가 있다는 것이 사법 리스크보다 더 큰 민주당의 리스크다.

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이 일어난 지 몇 시간 뒤 유엔 연설에서 “남과 북은 함께 살아가야 할 생명공동체”라고 얘기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와중에도 북한에 엄청난 지원을 하는 10·4 공동선언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러니 대북 제재 와중에 북한과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개최를 추진하면서 북한에 22조 원을 쏟아부어 고속철도, 5G 통신망 등을 건설하겠다는 황당한 계획을 제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쟁과 평화를 넘어 ‘국가 수호’냐 ‘대북 굴종’이냐를 분명히 해야 한다. 한·미·일 훈련을 친일 운운하며 비난한 이 대표의 국가 이성은 어느 편인가. 자유 대한민국보다 허울뿐인 민족이 더 우선한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론으로 내걸고 2024년 총선에서 국민 심판을 받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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