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감성정치(Emocracy)

2022. 10. 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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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하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했다는 발언과 관련해 글을 썼더니 전혀 상반된 댓글이 달렸다.

정치학자 니얼 퍼거슨은 이를 두고 우리는 이제 민주정치(Democracy)가 아니라 감성정치(Emocracy)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감성정치는 정치 신조가 다르면 경제관까지 변화시킨다.

'라이프 스타일 폴리틱스(정치적 생활양식)'나 '소비 행동주의'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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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하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했다는 발언과 관련해 글을 썼더니 전혀 상반된 댓글이 달렸다. 필자가 식별 불가라고 한 데 대해 야당을 지지하는 독자들의 분노가 대단했다. ‘귓구녕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신기하지 않은가. 이념적 정향에 따라 감각기관이 어떻게 이렇게 달리 반응할 수 있을까. 물론 이런 현상은 우리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이미 심각한 단계라고 한다. 정치학자 니얼 퍼거슨은 이를 두고 우리는 이제 민주정치(Democracy)가 아니라 감성정치(Emocracy)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감성정치는 정치 신조가 다르면 경제관까지 변화시킨다. ‘라이프 스타일 폴리틱스(정치적 생활양식)’나 ‘소비 행동주의’ 등이 그것이다. 정치 성향이 다른 기업이라고 규정하면 기존의 소비조차 보이콧(boycott)해 버린다. 그 반대는 적극 구매를 뜻하는 ‘바이콧(buycott)’이다. 예를 들어 같은 진을 입어도 민주당 지지자들은 리바이스를, 공화당 지지자들은 랭글러를 선호한다는 분석도 있다. “중요한 정치·사회문제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는 기업에서 보다 많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고 싶다”는 여론조사 응답이 무려 60%를 넘는다. 2022년 미국 브랜드 평가에서 종합순위 12위를 기록한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경우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는 4위인 반면, 민주당 쪽에서는 47위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기업규제·부유세 등을 이유로 공화당 지지 의향을 밝힌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현대 정치판에서는 팩트와 이성이 아니라 감정과 느낌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동한다. 합리적 공론장은 설 자리가 없다. 불행히 정치학자들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995년도 영화 ‘워터월드’는 물에 잠겨버린 지구에서 최후의 육지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영화 속에 주인공 케빈 코스트너가 바닷속을 장시간 유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카메라는 그의 귀 옆에 아가미가 자라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속에서도 호흡할 수 있도록 신체가 빠른 속도로 진화한 것이다. 우리도 얼마 후에는 오른쪽 귀가 큰 인류와 왼쪽 귀가 크게 진화한 인류가 거리를 걸어 다닐지 모른다. 물론 양쪽 귀의 크기가 같으면 장애인으로 분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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