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시스템 반도체로 사업 다각화..ARM 인수 컨소시엄 전망도

김병채 기자 2022. 10. 1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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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 글로벌 大戰 속 K반도체 전략

삼성전자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

2030년 대만 TSMC 추월 목표

SK하이닉스

노광공정용 네온가스 첫 국산화

세계 최고 238단 4D 낸드 개발

정부, 반도체 인력 15만명 양성

국회서도 ‘반도체 특별법’ 발의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 대(對)중국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대전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반도체 수출 비중 가운데 상당 부분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었던 데다 중국에 생산 기지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불황 사이클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기론도 비등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메모리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으로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장기적 전략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정부도 이를 뒷받침할 우수 인력 양성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첨단 기술력으로 승부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감소에 이어 4분기 비관적 전망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 행사에서 업황 둔화에도 감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상황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러면서 첨단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올해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오는 2027년까지 1.4나노까지 미세공정을 첨단화하겠다는 것이다.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위 대만 TSMC 추월을 목표로 세운 삼성전자는 첨단 기술력을 핵심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은 “삼성전자가 추격자 입장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앞선 기술을 먼저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이같이 하지 않으면 첨단 공정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맡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8월 특별복권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기술연구소를 가장 먼저 찾으면서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세계 최초 기술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경쟁력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5일 국내 업계 최초로 반도체 노광공정용 ‘네온(Ne) 가스’를 국산화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필수 원료 국산화는 적지 않은 성과다. SK하이닉스는 8월 세계 최고층 238단 4D 낸드 개발, 현존 최고 사양 D램 ‘HBM3’ 공급 개시 등으로 기술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 세계 최강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시스템 반도체 분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영국의 대표적 반도체 설계 회사(팹리스) ARM 인수에 관심을 숨기지 않는다. 경쟁 국가들의 견제로 특정 글로벌 업체가 단독으로 인수하기가 어려운 가운데 ARM 지분 투자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 등이 거론된다.

◇정부 15만 명 육성 방안 = 정부는 업계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력 양성 방안을 내놓았다. 반도체 같은 첨단 분야에서 가장 핵심은 우수 인재 확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10년간 반도체 인력 15만 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31년까지 대학 정원 확대 등을 통해 4만5000명을 확보하고, 융합전공 등을 통해선 10만5000명을 양성한다는 것이다. 교원확보율만 100% 충족해도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하면서 반도체 계약학과 개설의 문턱 등을 낮췄다.

국회에서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국회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장인 양향자(무소속) 의원은 반도체특별법(K-칩스법)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이 법안은 첨단산업 분야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범위를 확대하고, 세액공제 기간 및 비율도 더 늘리는 게 골자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기술력은 결국 인재의 문제”라며 “인재를 양성해서 빠르게 공급하는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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