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미래 100년과 충남건축디자인 문화제

김양희 충남도건축사협동조합 이사장 2022. 10. 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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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충남도건축사협동조합 이사장

오래전 일이다. 충청남도에서 전국 여성건축사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전국의 여성건축사들이 모여 충남의 건축물과 지역문화를 둘러보며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인데, 건축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적 접근과 새로운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1년에 한번씩 답사와 세미나로 이뤄지는 시간이다. 당시 부여와 공주 일대의 유적지를 둘러보고, 오후에는 백제문화에 대한 강연과 건축사 대회를 열었다. 다음날에는 내포신도시 도청사 견학, 도지사와의 면담 등으로 이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집결지를 정하는 문제였다. 전국 각지에서 100여명의 건축사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전국의 버스 및 철도의 연결망이 녹록치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몇 해 전, 충남건축사회장으로 전국 시·도 회장들에게 충남의 역사와 건축 그리고 공간 환경으로 백제문화권과 내포신도시를 답사하는 기회가 있었다. 이때도 내포에 집결하는 것과 부여와 내포의 이동 시간이 오래 걸려 답사지를 서해권으로 변경한 경험이 있다.

건축을 하는 필자에게 내포신도시의 건축물과 백제문화권은 충남의 건축과 역사문화를 홍보하기에 좋은 계획이었으나 교통망이 원활하지 못한 데 있어 항상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충남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지 10년이 흘렀다. 충남 도청이 위치한 홍성군 홍북읍 신경리 내포신도시는 예산군과 맞닿은 장소로 도청사로서, 전남도청과 함께 유이하게 군 지역에 위치해 있다.

청사이전이 완료됐을 때, 주변 인프라 부족과 개발의 더딘 진행에 대해선 많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개발 10년차인 현재는 아파트 단지 및 상가 등 각종시설들이 들어서 개발되고 있다. 혁신도시 지정 후 도로망 확충, 철도인프라 구축 등 많은 부분에서 개선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래전 기억과 지금의 아쉬움이 교차되는 것은 백제문화권과 내포를 잇는 도로망과 내포의 대중교통 접근성에 대한 아쉬움이 많기 때문이다.

충남은 미래 100년을 내다보며 새로운 지방시대의 모델을 만들고자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좋은 도시는 무엇으로 만드는 것인가. 좋은 계획에 의해 공간들이 모이고 건축물이 모여 도시가 이뤄진다.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도시는 다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킨다. 좋은 도시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것이니, 건축이 주는 유형적 자산과 무형적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래서 건축행위가 필요한 모든 계획은 신중해야 하며, 많은 사람들이 건축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충남의 미래는 지금부터라고 본다.

'충남건축디자인 문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충남도청 내 문예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이 문화제는 충남도가 주최하고 충남도건축사회와 (사)충남공공디자인협회가 주관해 올해 15회째를 맞는다. 건축인들의 축제로 건축문화의 활성화와 지역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충남건축 문화의 가장 큰 행사다.

올해 주제는 활(活)이다. 코로나19로 멈춰서야 했던 도시가 다시 움직이고, 건축과 문화는 사람을 이어주고, 사람과 사회의 연결축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소홀히 다뤄졌던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방식으로의 전환, 그리고 시민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상호 협력하는 거버넌스 구축을 강화하면서 지금까지의 연결방식에서 벗어나 코로나 이후의 도시와 건축, 문화에 활기를 더해 줄 새로운 연결방식을 건축 주제로 공유와 공존의 가치를 건축, 도시, 문화에 더하고자 했다.

또 건축사가 말하는 건축이야기와 건축사가 사는 곳은 어떤지, 건축교향곡이 궁금하다면 건축영화관람으로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도 있다. 미래 유산을 기록할 수 있는 자세한 방법과 유형을 심포지엄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목조건축 모형을 함께 해체하고 조립하거나 가구를 함께 만들어 볼 수도 있는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도 있다. 많은 이들에게 건축을 알리고 경험해 보도록 하면서 현재의 건축과 도시를 바라보게 하고, 미래의 건축을 꿈꾸게 하는 중요한 행사의 주인공은 여러분이라 하겠다. 여러분들이 참여하고 방문함으로써 충남의 건축과 도시환경이 발전할 수 있다. 충남의 미래 100년은 이렇게 이루어질 것이다. 지역문화축제인 문화제에 함께 즐겨주시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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