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세계관에 던지는 도발적 질문

전혜원 기자 2022. 10. 12.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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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동운동을 하려고 공장에 취직했다.

진보정당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다 2012년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국회 보좌관 등 정책 영역에서 활동했다.

그가 보기에 한국의 진보는 '적폐의 경제학'을 신봉한다.

책은 문재인 정부 때의 최저임금 인상을 '진보의 집단지성이 오류를 일으킨 사례'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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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이명익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동운동을 하려고 공장에 취직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다. 신문을 보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데모를 잘 하기 위해’ 대학에서, 또 독학으로 경제학을 공부했다. 스웨덴 사회민주당의 역사를 접하며 ‘장기 집권의 비결은 유능한 경제 정당이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진보정당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다 2012년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국회 보좌관 등 정책 영역에서 활동했다. 5년간 책 200권 이상, 보고서 300개 이상을 참고해 최근 〈좋은 불평등〉 (메디치미디어)을 펴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얘기다.

그가 보기에 한국의 진보는 ‘적폐의 경제학’을 신봉한다. 재벌과 신자유주의, 비정규직 남용이라는 ‘3대 적폐’가 지금 한국의 불평등을 만들어냈다고 본다. 최 소장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의 불평등은 1997년 외환위기가 아니라 그 이전 중국 경제가 세계경제로 편입될 때부터 시작됐다. 상층의 고소득은 대중국 수출, 하층의 저소득은 고령화와 더 깊은 연관이 있다. 

책의 제목인 ‘좋은 불평등’은 이처럼 불평등의 원인을 ‘인수분해’해 해법을 찾자는 의미다. 예컨대 수출 증대에 따른 경제성장으로 인한 불평등을 어떻게 볼 것인가? 수출이 ‘작살나면’ 불평등은 줄어들겠지만, 이것이 추구할 목표는 아니다. 우리는 국제경제와 단절된 폐쇄경제가 아닌 개방경제에서 살고 있다. 노동자 처우 개선만큼이나 기업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다. “세상을 바꾸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바꾸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세상의 실제를 알아야 한다.”

책은 문재인 정부 때의 최저임금 인상을 ‘진보의 집단지성이 오류를 일으킨 사례’라고 평가한다. “(문 대통령 공약대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려면 3년 연속 해마다 15.7%를 올려야 했다. 경제성장률이 2~3%대인 나라에서. 진보는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고민하지 않았다. 스스로를 나라를 책임지는 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런 ‘비주류 세계관’을 벗어나야 한다.”

그가 보기에 문재인 정부의 급진적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 사회의 진짜 하층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추진됐다. 한국 사회의 진짜 하층은 ‘노인’, 특히 국민연금에도 제대로 가입하지 못했고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할 수 없는 75세 이상 노인이다. 이들을 위한 한시적 기초연금 인상이 한국 불평등 축소 기획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 “2020년에 돌아가신 어머니는 1938년생으로 당신의 이름 외에는 한글을 몰랐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힘든 시대를 살았던 분들에 대한 존경과 연대를 실천해야 한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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