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view]킹달러 시대 언제까지 갈까

권소현 2022. 10. 1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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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한때 1440원까지 상승했다.

환율이 두 나라 통화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에 달러가 강해지면 원화는 반대로 약해지는데 그 관계가 성립한 것이다.

달러 강세 요인이 빠르게 사라지고 약세 요인이 대두되는 형태일 텐데, 그 경우 연말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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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40원까지 상승했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원화 약세는 달러 강세가 원인이었다. 환율이 두 나라 통화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에 달러가 강해지면 원화는 반대로 약해지는데 그 관계가 성립한 것이다.

과거에 달러는 미국 경제가 좋지 않을 때 더 강했다. 1980년 이후 미국이 11번의 경기 둔화를 겪었는데, 그 중 세 번만 달러가 약했을 뿐 나머지는 보합이었거나 강세였다. 경제가 나쁘면 환율이 약세가 된다는 교과서적인 논리가 달러에는 성립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관계가 나온 건 미국경제가 나쁠 때 세계 경제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만 나쁘면 당연히 달러가 약해지지만, 미국도 나쁘고 다른 나라도 나빠 달러가 약해지지 않은 것이다. 이런 경향은 미국이 세계 경제의 단일 축이 된 1990년이후 더 뚜렷해졌다.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을 때 그나마 미국으로 피해 있는 게 안전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한 것이다.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서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가 돼야 했는데, 금융위기 직전 72 정도였던 달러인덱스가 위기가 발생하고 6개월 후에 오히려 85까지 상승해 달러가 20% 가까이 절상됐다.

지난 2분기 미국 경제가 -0.6% 성장했다. 1분기 -1.4% 성장에 이어 두 분기째 역성장 이다. 경기 둔화 초기에 이미 두 분기나 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정도니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랜 시간 경기 둔화가 계속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게 당연하다. 그럴수록 달러는 더 강해졌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주요국의 경제 사정이 미국보다 나쁜 것도 달러를 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이 에너지 부족과 높은 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0%를 기록했다. 유로존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에너지 가격이 1년전에 비해 40.8% 상승한 영향이 크다. 그 결과 유로화가 0.98달러로 하락해 1달러=1유로 밑으로 떨어졌다.

달러 강세 요인이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 유럽이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어 미국만 일방적으로 금리를 올리던 상반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이 외환보유고를 통해 엔화 방어에 나선 데에서 보듯 자국 통화 약세를 막기 위한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변화 요인은 달러 강세 기대로 국제 통화시장에서 일방적인 달러 매수가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살 사람이 이미 다 산만큼 약간의 변화에도 달러가 흔들릴 수 있다.

1998년 러시아에서 모라토리엄이 발생했다. 달러가 최고의 강세를 기록했는데, 세상이 어지러운 만큼 달러에 의존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동한 결과다. 147엔으로 최고점에 도달했던 달러가 러시아 모라토리엄 직후 조금씩 약해지더니 그 해 10월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136엔 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6일만에 118엔으로 13%나 하락한 것이다. 그만큼 달러가 약해진 건데, 모두가 좋아하던 달러가 며칠 새 세계에서 달러를 가장 선호하는 일본의 종합상사조차 내다 파는 통화로 바뀌고 말았다. 달러 강세 지속을 예상하고 모두 달러를 매수한 영향으로 급격한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에도 국제 통화에서 변화가 발생한다면 진행 속도가 대단히 빠를 것이다. 달러 강세 요인이 빠르게 사라지고 약세 요인이 대두되는 형태일 텐데, 그 경우 연말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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