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의 경제이야기] (121)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는 이유

2022. 10. 1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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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특히 올 상반기 신규 가입자는 약 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늘어났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주택연금 가입이 정체되고 해지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늘고 해지는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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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계속 떨어지자 수요 증가
주택 가격보다 수령액 많아도
추가 납입 의무는 없어 매력적
내집에 살며 생계비 충당 가능
고령자 노후준비에 좋은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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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특히 올 상반기 신규 가입자는 약 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최근 부동산시장을 보고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주택연금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에 살면서 그 집을 담보로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동안 연금 형태로 월지급금을 받는 제도로 2007년 도입됐다. 예를 들어 70세의 홍길동씨가 시가 3억원의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종신토록 지급받는 방식을 택했다면 매달 92만6000원을 받을 수 있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주택담보대출이지만 한번에 큰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평생 연금의 형태로 나눠서 받는 것이 특징이다. 대출이니 언젠가 상환해야 하는데 그 시점은 보통 가입자가 사망할 때다. 즉 사망 때 해당 주택을 처분해 그 돈으로 종신토록 받은 연금을 갚는다. 만약 돈이 남으면 차액은 가입자의 상속인에게 넘어간다.

만일 주택을 처분해서 돈이 남는 게 아니라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 즉 주택처분 가격보다 총연금수령액이 많다면 부족한 돈을 추가로 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추가 납입 의무가 없다. 이 부분이 국내 주택연금 제도의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는 내 집 마련 욕구가 강하기에 고령자의 재산 대부분이 주택에 묶여 있고 다른 노후 준비가 부족한 사례가 많다. 주택연금 제도는 이런 상황을 감안한 고령자 노후소득 보장제도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집에 종신토록 거주할 수 있어 주거안정성이 보장됨과 동시에 매달 생계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마리 토끼를 잡은 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우리나라는 공적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HF·주금공)가 주택연금 제도를 운영하고 연금 지급을 보증한다. 가입자가 보증서를 가지고 가면 은행이 매달 연금 지급을 실행한다. 사실상 국가가 보증하는 셈이어서 가입자가 연금을 못 받을 위험이 없다. 만일 주택 처분 가격이 연금 액수에 못 미친다면 그 손실 역시 주금공이 떠안게 된다. 다만 일종의 혜택이 있는 셈이라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 등 가입조건이 있다.

그렇다면 왜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면 주택연금 가입이 늘까? 주택연금 월지급금은 내 집 시세와 나이 등에 따라 결정된다.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월지급금이 많다. 주금공은 또한 향후 전반적인 주택 가격이나 이자율·기대수명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예상도 감안한다.

중요한 것은 가입할 때 월지급금을 정하면 연금 종료 때까지 변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언제 가입하는지가 중요하다. 앞서 예를 든 홍길동씨의 아파트가 1년 만에 3억원에서 4억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오르고 나서 주택연금에 가입한다면 123만4000원을 받을 수 있는데 홍길동씨는 1년 전에 가입했기에 92만6000원밖에 못 받는다. 연금은 종신토록 받는 것이기에 누적된 차이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 된다. 다만 주택 가격이 오르면 장차 주택 처분 가격에서 연금 총액을 뺀 상속금액이 증가하니 억울한 일은 아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주택연금 가입이 정체되고 해지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더 오를 때 가입해 연금을 많이 받겠다는 것이다. 부동산이 호황을 보이던 2020년과 2021년이 그랬다. 그러다 올들어 부동산시장이 조정을 보이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늘고 해지는 줄어들었다.

이지훈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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