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상공폭발' 시험 의미는.. 살상 반경 확대+EMP 공격

허고운 기자 2022. 10.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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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폭발 때보다 건물 피해 적지만 인명 피해는 더 커
서울 100km 상공서 10㏏ 핵폭발시 군산까지 EMP 영향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의 일환으로 탄도미사일의 '상공 폭발'을 시험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공격 지점 상공에서 탄두가 폭발해 넓은 범위에 피해를 주는 '에어버스트탄'(공중작렬탄·空中炸裂彈)과 같은 신형 탄두 혹은 높은 고도에서 핵탄두를 터뜨려 적 전자기기를 무력화하는 전자기파(EMP) 공격의 실전 사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0일 관영매체를 통해 "9월29일과 10월1일 진행된 여러 종류의 전술탄도미사일 발사훈련에서 해당 설정표적들을 상공 폭발과 직접 정밀 및 산포탄 타격의 배합으로 명중함으로써 우리 무기체계들의 정확성과 위력을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9일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당시 이 미사일은 약 350㎞를 날았고, 정점고도는 50여㎞로 탐지됐다.

또 북한은 이달 1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했고, 이들 미사일은 비행거리 350여㎞에 정점고도 30여㎞를 기록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이 시기 발사한 4발의 미사일 중 일부는 목표 지점의 지표가 아닌 상공에서 폭발토록 했단 얘기가 된다.

핵폭탄을 공중에서 터뜨릴 경우 기상조건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인명피해 규모는 지표에서 폭발했을 때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폭탄이 지표에서 폭발할 경우엔 건물, 특히 지하시설 등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지도 하에 진행된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와 관련 북한이 지난 1월27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을 시험 발사했을 때도 이후 공개한 미사일 착탄 현장 사진 속에서도 화염이 둥근 모양으로 형성돼 "공중에서 폭발시킨 것 같다"는 관측이 제기된 적이 있다. KN-23 또한 북한이 핵탄두 탑재를 위해 개발 중인 무기체계 가운데 하나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탄두를 정해진 고도에서 정확히 폭발시키는 기술을 확보했다면 핵탄두로도 똑같이 할 수 있다"며 "북한의 유사시 전술핵무기 사용법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 훈련 보도에서 언급한 "산포탄 타격" 또한 살상 반경을 넓히기 위해 목표물 상공에서 탄두를 폭발시켰음을 의미한다. 이 경우엔 대개 지상으로부터 수백m 상공에서 탄두를 터뜨린다.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적진 상공에서 폭발시켰을 땐 EMP 공격이란 부수적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도 30~80㎞의 고고도(高高度)에서 핵폭발이 일어났을 때 그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발사한 미사일의 정점고도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고고도 핵폭발로 발생한 EMP는 그 영향권 내의 모든 전자기기에 도달하는 순간 강한 전류로 바뀌면서 회로를 태운다. 전자기기의 전원을 끄더라도 일단 EMP에 노출되면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다. 즉, 전자기기가 내장돼 있는 각종 군용 장비는 물론, 민간의 장비·시설 또한 모두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인근 지역 하늘을 날던 항공기도 대부분 추락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같은 EMP의 위력은 60년 전 우연히 발견됐다. 1962년 7월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호놀룰루 일대가 '블랙 아웃'된 현상과 관련해 미 당국이 3년여 간 원인을 조사한 결과, 오아후섬에서 1450㎞나 떨어진 존스턴섬에서 실시한 수소폭탄 실험 때 발생한 EMP 때문으로 파악됐던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주요국에선 EMP를 무기화하기 위한 연구가 본격 시작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1월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단거리탄도미사일 KN-23)을 시험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전문가들은 북한도 이미 러시아의 기술을 차용해 EMP의 무기화 역량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2019년 제6차 핵실험을 앞두고 관영매체를 통해 "신형 수소탄의 위력이 수십~수백킬로톤(㏏)급에 이르며,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해 초강력 전자기펄스인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에 따르면 10㏏급 핵폭탄이 고도 100㎞ 서울 상공에서 터질 경우 핵폭발에 따른 피해와 별개로 남쪽으로 약 170㎞ 거리에 있는 전북 군산 일대까지 EMP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보다 위력이 약한 전술핵무기라고 할지라도 특정지역을 마비시키기 위한 EMP 공격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이번 전술탄도미사일 발사훈련에 KN-23 뿐만 아니라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 KN-24, 그리고 '초대형방사포'(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KN-25) 등도 모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무기체계 모두 북한이 '핵 투발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량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서 특히 '풀업기동'(미사일이 하강 중 재상승하는 것)이 가능해 요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공개한 타격자산, 투발수단은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로 탐지 및 요격이 가능하다"며 대북 감시능력 강화를 위해 정찰위성과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 등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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