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진칼럼]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2022. 10. 12.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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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가장 작은 나라를 열거할 때 주로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국제법 교과서에도 국제법 주체성을 설명할 때 바티칸과 나란히 등장한다.

몰타기사단은 십자군전쟁 시대에 출발, 구호와 봉사를 목적으로 존립하는 사실상 NGO다.

템플기사단은 유럽과 중동에 걸친 방대한 조직과 경제력을 활용해 역사상 최초의 국제금융기관이 되었고 교회와 왕가의 채권자가 됨으로써 스스로 위험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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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사진=김화진

지구상 가장 작은 나라를 열거할 때 주로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1제곱킬로미터가 채 안 되는 바티칸이 1위다. 인구도 510명이다. 2위는 모나코인데 면적은 바티칸의 2배지만 인구는 3만6000명 정도다.

그런데 사실은 바티칸보다 더 작은 나라가 있다. 몰타기사단이다. 구호기사단 또는 병원기사단이라고도 한다. 2013년에 900주년을 기념했다. 영토가 아예 없기 때문에 순위에 나오지 않는다. 인구는 단 3명. 그러나 엄연한 국제법상 주권국가이고 112개국과 외교관계도 유지하며 여권과 화폐, 우표를 발행한다. 바티칸의 스위스 근위대보다 작은 규모의 군대도 있다. 국제법 교과서에도 국제법 주체성을 설명할 때 바티칸과 나란히 등장한다.

영토가 없어서 로마의 스페인계단 가까운 곳에 있는 빌딩에 정부청사가 있다. 이 건물은 1630년 이래 기사단의 재산인데 물론 치외법권지역이다. 기사단은 국민은 3명이지만 세 계급으로 나뉘는 단원(기사로 불린다)이 1만3500명,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약 15만명이다. 이들은 주로 의사, 간호사다. 120개가 넘는 세계 곳곳에 지회가 있고 한국지회도 있다.

몰타기사단은 십자군전쟁 시대에 출발, 구호와 봉사를 목적으로 존립하는 사실상 NGO다. 의료지원, 난민, 전쟁, 재난지역 구호, 감염병 예방과 치료 등이 목적이다. 영국과 영연방국가에서는 기사단이 운용하는 구급차가 특히 유명하다. 기사단의 구호 활동은 양차 대전 때도 두드러졌다. 지금도 192병상 규모의 28량 병원열차를 운용한다. 38명의 의료진이 일하고 이탈리아 육군 엔지니어들이 지원하고 있다.

몰타기사단은 1099년에 예루살렘에서 창단되었다. 1113년에 교황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나이는 그때부터 센다. 성지순례자들을 인종과 종교에 관계없이 구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병자와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부대적인 목적으로 군사적 기능도 갖추었다. 비슷한 시기인 1119년에 창단되어서 1312년까지 존속했던 무장수도사들인 템플기사단에 비하면 인력과 재산, 그리고 그 영향력은 훨씬 작았지만 온갖 풍상을 겪고도 오늘까지 존속하는 유서 깊은 단체다.

예루살렘왕국이 성지를 상실하고 1291년에 아크레까지 함락되자 기사단은 키프로스, 로도스를 거쳐 1530년에 몰타에 정착했다. 현재 기사단의 명칭은 거기에서 유래한다. 1571년에는 레판토해전에서 오토만을 물리치는 데 기여하기도 했지만 프랑스의 압박으로 몰타에서 축출되었고 1815년 비엔나조약에서 최종적으로 몰타를 상실했다. 그후 이런저런 고난을 겪다가 19세기 중반부터 이탈리아에서 기력을 회복해 오늘에 이른다.

템플기사단은 유럽과 중동에 걸친 방대한 조직과 경제력을 활용해 역사상 최초의 국제금융기관이 되었고 교회와 왕가의 채권자가 됨으로써 스스로 위험을 불렀다. 채무를 변제하고 싶지 않았던 프랑스 왕에 의해 200년의 역사를 남기고 사라졌다. 반면 몰타기사단은 그 이름에서부터 나타나듯이(Hospitaller) 보편적이고 인도적인 가치인 구호와 봉사에 정체성을 두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존속하는 것 같다. 사실상 민간단체가 역사상 최초로 1천 년 지속을 기념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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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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