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 공급 협약 사실상 파기..정부는 수수방관
[KBS 울산] [앵커]
대구시와 구미시의 갈등으로 정부 부처와 영남권 지자체들이 맺은 맑은 물 공급 상생 협약이 파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맑은 물을 공급받는 동시에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려는 계획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는데요.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8월 홍준표 대구시장과 권기창 경북 안동시장이 낙동강 상류의 안동댐과 임하댐 물을 대구의 식수로 사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지난 8월 11일 : "관로 설치비용의 70%를 수자원공사에서 냅니다. 30%는 국가가 내고. (관로를 만들 때) 1조 4천억 원가량이 드는데 그 돈을 대구시가 대는 것도 아니에요. 안동시가 대는 것도 아니고."]
6일 뒤 홍준표 대구시장은 환경부와 구미시 등 '맑은 물 상생 협정'을 맺은 기관에 협정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대구는 구미 해평취수장 물을 받고 울산은 대구 취수원인 청도 운문댐에서 맑은 물을 가져오기로 한 계획은 일방적인 파기선언에 무산될 위기입니다.
당사자들이 거부하는데 환경부는 여전히 협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별다른 중재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울산의 맑은 물 공급과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과 관련해 정부 부처들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상헌/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 "(반구대 암각화는)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책임질 주체가 없습니다. 중재를 주도해야 할 국무조정실에서는 형식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습니다."]
주무 부처인 문화재청이 앞장서서 암각화 보존에 나서달라는 질의에 문화재청장 역시 중재계획은 제시하지 않고 잘 알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지자체들이 조금씩 양보해 맑은 물을 나눠 먹기로 한 약속은 휴짓조각이 됐고 이제는 지자체들이 알아서 먹을 물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암각화 보존 역시 후순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
공웅조 기자 (sal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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