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2번 받으면 전방 보낸다"..軍 상담관 규정 논란
매년 7∼19차례 지휘관 평가받아 계약 연장
지난 7월 평가 규정 추가.."사전 논의도 없어"
장병 극단 선택 시 평가 반영.."근로기준법 위반"
[앵커]
군부대에서 장병들의 적응과 심리 상담을 돕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병영생활 전문 상담관'인데요.
최근 육군이 지휘관 재량인 '근무지도'를 2번 받은 상담관은 전방 부대로 배치하겠다는 규정을 내놓아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육군 부대에서 전문 상담관으로 일한 지 어느덧 6년 차인 A 씨.
군 장병들의 부대 적응을 돕고 극단 선택을 하지 않게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게는 2천 명 넘는 장병을 혼자 도맡으며 5년 기간제 근무 조건을 채운 A 씨는 얼마 전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A 씨 / 병영생활 전문 상담관 : 7개 대대를 제가 맡으면서 주말도 없이 일하느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인원 2천4백 명 정도 담당했습니다.]
A 씨와 같은 이들은 민간인 신분인 '병영생활 전문 상담관'.
올해 6월 기준 전국 부대에 소속된 상담관은 630명으로, 1명이 평균적으로 장병 940여 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년 많게는 10여 차례씩 지휘관들의 평가를 받아 계약을 연장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육군이 개정한 상담관 평가 관련 조항이 논란입니다.
YTN 취재진이 확보한 육군 내부 문서입니다.
업무 능률이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1년에 두 차례 '근무지도'를 받은 상담관은 전방 지역 배치를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지난 7월 새롭게 추가된 내용인데, 상담관들은 사전 논의도 거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남은아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지부장 : 전문상담관의 사기를 꺾고 회의감과 자괴감을 느끼게 하며, 열악한 기존 여건 유지와 징계받고 유배되는 방식의 퇴행적 운영을 하는 상황으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상담 여부와 관계없이 소속된 부대 장병이 극단 선택을 해도 근무 평가에 반영되는데,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광훈 / 노무사 : 이 사안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만약 그러한 동의가 없다면 변경은 무효이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국방부는 전문 상담관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상담관에게 필요한 감정노동 대책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섭 / 국방부 장관 (지난 4일) :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장관님은 이 상황을 알고 계세요?) 고용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상담관들은 국방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현실이 개선되지 않으면 국방부 장관을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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