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마리 또 떼죽음.. 뉴질랜드 돌고래 집단 폐사 미스터리
뉴질랜드에서 3일간 약 500마리의 돌고래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11일(현지 시각)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방송 등 1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0일 뉴질랜드 환경보호부는 남섬 동부에서 남동쪽으로 860㎞ 정도 떨어져 있는 피트섬 해변에 240마리의 둥근머리돌고래가 떠밀려 온 뒤 모두 폐사했다고 밝혔다.
일부 돌고래는 생존해 있었지만, 당국의 결정 아래 모두 안락사됐다. 환경보호부 해양기술 고문 이브 룬드퀴스트 박사는 안락사 이유에 대해 “이 지역에는 상어가 서식하고 있어 고래 인양을 시도할 경우 상어로부터 인간과 고래 모두 공격받을 위험이 있다”며 “안락사는 절대 쉽지 않은 선택지지만 이번 사건에선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이번 일은 뉴질랜드에서 대규모 돌고래 집단 폐사 사건이 벌어진 3일 만에 발생했다. 앞서 지난 7일 뉴질랜드 본토에서 남동쪽으로 800㎞ 정도 떨어진 채텀제도 북서쪽 해변에는 둥근머리돌고래 약 250마리가 떠밀려왔다. 이 때도 뉴질랜드 환경보호부는 상어의 공격을 우려해 돌고래를 인양하지 않고 안락사를 진행했다. 당시 돌고래들은 이번 폐사 사건이 벌어진 곳에서 불과 40㎞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지난달 21일에는 호주 태즈메이니아섬 서부 매쿼리항 인근 해변에서 둥근머리돌고래 약 230마리가 떠밀려와 집단 폐사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태즈메이니아주 천연자원·환경부는 생존한 일부 돌고래에 대한 구조 작업을 펼쳤다. 해당 사고는 약 300마리의 돌고래가 떼죽음 당한 날로부터 정확히 2년 뒤 비슷한 장소에서 발생해 이목을 끌었다.
뉴질랜드 동물구조 자선단체 프로젝트 조나에 따르면 호주와 뉴질랜드 남부 심해는 아열대 해양과 남극해가 만나는 지역으로 해양 생물이 풍부해 둥근머리돌고래가 대규모 군락을 형성해 살아간다. 워낙 많은 돌고래가 군집해 살다 보니 돌고래들이 집단 좌초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다만 대형 규모의 집단 폐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일각에서는 지구온난화 등 인간에 의한 자연 변화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뉴질랜드 매시 대학의 고래 좌초 전문가 카렌 스토클린 교수는 “고래가 좌초하는 원인에는 라니냐와 엘니뇨로 인한 수온 변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며 “최근 들어 돌고래들이 먹이를 찾아 해안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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