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령속 요트로 한국행..러시아남성 2명 입국허가

입국목적 불분명 21명은 불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위해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일부 러시아 남성들이 한국 동해안으로 들어와 난민 신청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요트를 타고 우리나라 영내에 들어온 러시아발 한국행 러시아인은 20여 명에 달한다. 러시아발 요트는 이달 초 강원도 속초항 부근에 1척, 경상북도 포항신항 등 부근에 3척이 표류하다 해경에 발견됐다. 속초에서 발견된 요트에 5명, 포항 쪽에서 발견된 3척의 요트에 18명의 러시아인이 탑승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실도 "10월 1일 러시아인 10명이 탑승한 요트를 시작으로 5일 사이 요트 5척이 대한민국 해역에서 발견됐다"면서 "이 중 4척이 입항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요트 4척에 탑승한 러시아인 23명은 출입국 관리소에 입국허가 신청을 했지만, 한국 입국 기록이 있었던 2명만 허가를 받고, 나머지는 입국 금지 조치됐다.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고, 관련 서류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입국 불허 판정을 받은 러시아인들은 속초에 계류 중인 요트 1척, 포항에 계류 중인 요트 1척을 이용해 우리나라 영해를 벗어났고, 나머지 2척은 포항신항 인근에 닻을 내리고 계류 중이다.

특히 승선원 5명 전원에 대해 입국 금지가 내려진 속초항 부근 요트는 지난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했다가 기상 악화로 울릉도로 회항한 뒤 지난 11일 다시 출항했다. 안 의원은 "이번 사례를 보면 러시아 탈출이 급증할 경우 한국이 사실상 '중간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외교와 인권 문제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발 요트 항해를 포함해 러시아인들이 항공기·여객선을 경유하지 않은 방식으로 입항과 난민 신청을 시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특정인의 난민 신청 여부는 비공개가 원칙이어서 관련 사안을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

[지홍구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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