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K] 자동차 중심의 도로 정책..가로수는 '뒷전'
[KBS 제주] [앵커]
제주의 가로수 실태와 정책을 짚어보는 주목 K 순서입니다.
앞서 도로 확장으로 사라지거나 사라질 위기에 놓인 제주의 가로수 실태를 전해드렸는데요.
그렇다면 도로 공사가 이뤄진 곳은 어떨까요?
이경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대중교통 중앙차로가 도입된 제주의 중심 도로.
버스정류장은 물론 인도에도 가로수는 없습니다.
서류 봉투로 가려보고 신호등 그림자에 몸을 피해도 보지만 햇볕을 가리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당시 차로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를 줄이면서 가로수가 사라졌는데 그 이후로 이 거리에서 가로수를 볼 수 없습니다.
제주도가 대중교통을 활성화한다며 중앙 차로를 만들었는데 정작 시민과 보행자들은 그늘 한 점 없는 거리에 있어야 하는 겁니다.
[박찬성/제주시 용담동 : "가로수가 없어서 더운 감은 있어요. 근처에 들어가서 쉴 데도 없고. 간단하게 기다리고 싶을 때는 가로수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2년 전 개통된 제주국제공항과 오일시장을 연결하는 우회도로.
왕복 6차선 도로에 가로수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도로 양옆 화단에 심은 키 작은 나무는 점차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중앙분리대는 가로수 없이 텅 비었습니다.
심은 지 얼마 안 된 녹나무가 고사하면서 베어낸 건데 남은 나무도 성한 게 없습니다.
도로 건설 과정에서 가로수 식재까지 담당하는 도시계획부서와 이후 이관받아 관리하는 공원녹지 부서 간 의견 차이로 가로수 관리가 2년 넘게 안 되고 있습니다.
결국, 가로수는 사라지고 도로만 남게 됐습니다.
[최진우/가로수시민연대 대표 : "가로수가 없다는 것은 도로에서 나오는 각종 시끄러운 소리, 대기오염 물질, 그늘이 없는 것이거든요. 많은 예산을 들여 도로를 조성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가로수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는."]
제주도의 정책이 대부분 도로 개설과 확장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보행자와 가로수는 뒷전으로 밀리는 겁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 "가로수도 사라지고 인도도 사라지고 결국은 차량만 남는 거꾸로 가고 있는 거잖아요. 지금의 심각성, 가로수가 가지는 역할, 이런 것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서 정책에 반영해야."]
교통량과 차량 운행 등 자동차 중심의 도로 정책에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경주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
이경주 기자 (lk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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