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인 경사 유해, DNA 검사로 신원 확인

박은경 기자 2022. 10. 1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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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배기 아들 남겨두고 한국전쟁 참전..호남전투서 전사
70대 아들 “상상도 못한 일 실현”

두 살배기 아들을 두고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박태인 경사(사진)의 신원이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7년 5월 전남 영광군 삼학리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박 경사로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벌교경찰서에서 순경으로 근무하던 고인은 6·25 발발 후 북한군 6사단의 호남지역 진출을 막기 위해 국군과 전남경찰국이 전개한 호남지역 전투(1950년 7월20∼25일)에 참전했다. 이 전투에서 삼학리를 경계 중이던 경찰 소대 병력은 영광 방면으로 진출하는 북한군 대대에 맞서 유격전을 전개하다 영광 불갑산으로 후퇴했고, 고인은 이 작전에서 전사했다.

박 경사는 전남 광양시 진정리에서 4남4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박 경사의 아버지는 아들의 유해를 수습하려고 보성과 벌교 일대를 헤매고 다녔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1976년 95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박 경사는 전쟁 발발 당시 슬하에 1남을 뒀는데 당시 두 살이던 아들 박완근씨는 부친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다.

이제 70대가 된 박완근씨는 부친의 유해 신원 확인 소식에 “무슨 일인지 멍해서 잘 모르겠다. 옛날 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을 국방부와 대한민국 정부가 해냈다”며 “아버지를 그토록 찾기 원했던 할아버지와 어머니 옆에 고이 안장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신원 확인은 박완근씨가 방송에서 유해발굴 사업을 접하고 2020년 10월 광양시 보건소를 방문,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덕분에 가능했다. 고인의 신원 확인 통보 행사는 13일 광양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연다. 유해는 가족 의사에 따라 선산 가족묘에 안장될 예정이다.

2000년 4월 시작된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으로 현재까지 전사자 19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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