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33%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유럽 이미 침체"

손진석 기자 2022. 10. 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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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기름값 인상 반대 시위/EPA 연합뉴스

겨울이 다가오는 가운데 세계 경제가 엄혹한 시련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점점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부르는 금융시장 태풍의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자본 유출에 따른 경제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유럽은 이미 침체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도 빠른 금리 인상이 가져올 침체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중이다.

◇IMF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 2.7%로 낮춰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현지 시각)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전 세계 국가의 33%가 이미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감소를 겪었다고 진단했다.

G7(주요 7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에 대해 IMF는 미국만 낮은 수준인 1%를 그대로 유지했을 뿐 나머지 6국은 모두 하향 조정했다. 특히, 독일(-0.3%)과 이탈리아(-0.2%)는 내년에 아예 역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유로존(유로화 쓰는 19국)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2%에서 0.5%로 큰 폭으로 내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난과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더 커질 것으로 본 것이다.

IMF의 경제성장률 전망

IMF는 내년 중국 경제도 신통치 않을 것으로 봤다.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4.4%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IMF는 세계 물가 상승률의 올해 예상치를 8.3%에서 8.8%로 올렸고, 내년 전망치도 5.7%에서 6.5%로 크게 높여 잡았다.

◇벤 버냉키 “아시아 자본 유출 위험에 직면”

세계 경제 전망을 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발 금리 급등이라는 양대 악재가 가져오는 충격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0일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돼 금융회사들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 시장이 강한 달러화로 인한 자본 유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IMF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세계 각국에 집행한 대출 총액이 1350억달러(약 194조원)로 2019년 대비 45% 급증했다. 세계은행의 대출 총액도 지난 9월 말 기준 1040억달러(약 149조원)로서 2019년 대비 53% 증가했다. WSJ는 IMF와 세계은행의 대출 규모가 둘 다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했다.

월가의 실력자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방송 인터뷰에서 “유럽은 이미 침체에 빠졌고 미국도 6~9개월 내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했다. 10일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퀄컴·AMD 등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나스닥지수가 2020년 7월 이후 27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S&P500도 연초 대비 25%가량 하락했다. 다이먼 CEO는 “S&P500지수가 지금보다도 20% 정도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영국, 중국, 일본 등 곳곳에서 침체, 위기

세계 경제는 각지에서 터지는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다가 파운드화 폭락 사태를 일으키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영국은 여전히 금융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10일 영국 정부는 오는 14일까지로 예고한 긴급 국채 매입을 하루 50억파운드에서 100억파운드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채 금리가 더 뛰어올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영국 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 내 미분양 주택이 약 3000만채에 이르고, 이미 판매된 주택 중에도 많으면 1억채가 빈집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은 중국 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일본은 지난 8월 경상수지 흑자가 589억엔(약 5800억원)에 그쳐 8월 기준으로는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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