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 받은 벤 버냉키 전 미 연준 의장 "전쟁·강달러로 신흥자본 유출 땐 금융시장 요동"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1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자본 유출 위험 등을 금융시장의 위기 요인으로 언급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국 금융시스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는 나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외부의 금융 위험이 경고 없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지금의 경제위기가 코로나19라는 외부 요인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부실대출 등으로 야기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는 상황이 개선됐다면서 “14년 전처럼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금융 문제가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되진 않더라도, 그 사건이 금융 여건을 악화시킨다면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강달러 현상을 거론했다.
구체적으로 “유럽은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금융기관들이 압력을 받을 수 있고, 신흥시장은 매우 강한 달러와 많은 자본 유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또 연준이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며 “연준의 동료들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그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와 관련, “인플레이션 목표는 중기 목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6개월 이내에 충족되어야 하는 수치는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연준 의장직을 맡았던 버냉키 전 의장은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선 인물이다.
한편 버냉키 전 의장과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교수는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경우 시장의 공포 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정교하게 조직된 금융 시스템이라도 공포 자체에는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 정책을 언급하면서 “버냉키 전 의장은 자신의 연구를 정책으로 체화했다”면서 “다른 중앙은행들도 당시 상황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또 다른 공동 수상자 필립 딥비그 교수와 함께 ‘뱅크런’(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을 우려한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관한 이론적 모형을 제공하는 논문을 썼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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