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에 7개월 연속 무역적자, 올해 누적액 300억달러 넘겨 '사상 최대'

반기웅 기자 2022. 10. 11. 21: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제까지 - 327억 $..2008년 이후 첫 연간적자 '경고등'

이달 1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38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과 수입 모두 줄었는데, 수출 감소 폭이 더 컸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나빴고,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부진했다. 이대로라면 7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이미 3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 연간 무역적자는 통계가 작성된 1964년 이후 최대 규모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이 11일 발표한 ‘10월1~10일 수출입현황’을 보면 수출액은 117억97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0.2% 줄었다.

수출은 점점 둔화되는 추세다. 올해 초 15.5%였던 수출 증가율은 지난달 2.8%까지 떨어졌다. 이달 전체 수출액이 줄어들 경우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게 된다.

품목별로 보면 1년 전과 비교해 승용차(5.4%), 선박(76.4%) 수출은 늘어난 반면 반도체(-20.6%), 석유제품(-21.3%), 무선통신기기(-21.0%)는 줄었다. 특히 수출의 주력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도 23.4% 줄었다.

수입액은 156억22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1.3% 줄었다.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원유(7.6%), 무선통신기기(39.1%) 등은 증가했고, 가스(-16.1%), 석유제품(-14.3%), 기계류(-9.5%) 수입은 줄었다.

무역수지는 38억2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8억34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국제 에너지값 급등에 따른 원자재 수입 부담이 커지면서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까지 적자를 나타낸다면 7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327억1400만달러로 불어났다.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보였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을 웃돈다. 이대로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등 대부분의 기관들은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출 둔화와 수입 증가에 따라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4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경제 전망도 어둡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한 데다 동절기 에너지 수요 확대로 에너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중단도 악재다. 지난 8월 경상수지는 무역수지 적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적자로 돌아섰다. 4월을 제외한 달에서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한은은 9월 이후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무역적자 폭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경상수지 적자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동절기 에너지 수요 확대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한, 대중 수출 감소 영향으로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경상수지는 적자를 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무역적자가 계속된다면 한국 경제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