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에 성인방송 운영사까지..구청장님의 '수상한 주식'
성행위 묘사 등 논란 빚어..조 구청장 측, 취득 경위 함구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사진)이 성인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미디어 기업 주식을 23만6800주 보유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 구청장은 대부업체 비상장주식 5만주도 소유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지난달 정부고위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6·1 지방선거 신규 선출직 공직자 중 가장 많은 재산(527억7606만원)을 신고했다.
관보에 지난달 30일 게재된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조 구청장은 11일 거래가 기준 약 9억원 상당의 더이앤엠(THE E&M)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성인 개인방송 등을 서비스하는 ‘팝콘티비’, 연예인 중심 플랫폼 ‘셀럽티비’ 등을 주력으로 운영한다. 이 회사는 2002년 선박부품 제조회사 용현BM(비엠)으로 설립돼 200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2016년에는 업종 전환을 선언하며 용현비엠(BM)에서 더이앤엠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팝콘티비를 운영하던 홍연을 흡수합병했다.
더이앤엠의 법인등기를 보면, 총 발행주식은 1억7345만191주이다. 조 구청장은 이 중 23만6800주를 보유했다. 이는 대표이사가 소유한 주식(48만7117주)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나머지 전체 주식 중 80% 이상인 1억4539주는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팝콘티비는 성행위 묘사 등 방송 수위가 도를 넘는다는 이유로 몇 년 전부터 제재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상단에 노출된 주간·실시간 랭킹 영상을 비롯해 성인용 콘텐츠도 많이 올라와 있다. 2018년 3월에는 한 방송 진행자가 생방송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같은 해 10월 당시 팝콘티비 대표 A씨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 의원이 “팝콘티비가 ‘제2의 소라넷’으로 불린다는 얘기를 들어봤나, 그런데도 자율규제 소리가 나오나”라고 질의하자 A씨는 “아동·청소년은 가입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도를 넘은 수위 등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팝콘티비는 더이앤엠의 주요 수입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더이앤엠의 2021년 12월 기준 사업보고서를 보면, 회사 전체 매출의 68.4%가 팝콘티비 등 인터넷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다. 그 외 공연기획 및 대행, 연예 매니지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경영 컨설팅, 금융자문컨설팅 사업이 있다. 더이앤엠은 2020년 2월 팝콘티비 성장 덕분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구청장의 주식 보유 내역이 대기업 상장회사 중심에서 비상장 회사와 중소기업 상장사 위주로 변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조 구청장은 2002년과 2010년 각각 무소속과 한나라당 소속으로 강남구에서 구의원을 지내 당시 재산내역이 공개돼 있다.
서울 강남구보·서울시보 등을 통해 공개된 재산 내역을 종합하면, 조 구청장이 2002년 초선 강남구의원이던 시절 보유한 주식은 대우증권·한화증권 등 대기업 상장사 등이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대부업체인 푸르미대부 등 비상장 회사와 중소기업 상장사 주식 보유 비중이 증가했다.
조 구청장 측은 주식 매수 시점과 취득 경위 등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상장된 주식을 매수했던 것”이라며 “정확히 어떤 회사인지 모르고 (주식을) 구매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은·김원진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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