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4.5% 시대 준비됐나…경기 침체도 각오해야[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 10. 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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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S&P500지수에 이어 나스닥지수도 올들어 최저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는 10일(현지시간) 1% 하락한 1만542.10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16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올들어 최저치인 1만646.10보다 낮은 것이다.

나스닥지수의 이날 종가는 2020년 7월28일 이후 최저치다.

지난 7일 발표된 9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조만간 통화정책을 변경(피봇, pivot)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이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전 저점을 경신하고 내려간 만큼 바닥이 언제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스콧 루브너 이사는 "지난주 3분기 투자 수익률이 공개되자 개인 투자자들이 마침내 움찔했다"며 "투자자들의 항복(커피출레이션, capitulation)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항복이란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지쳐 두 손 들고 주식시장을 떠나는 상태로 투자심리상 증시 바닥 신호로 여겨진다.

S&P500지수는 올들어 24.2% 급락했지만 개인 투자자들, 이른바 개미 군단은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 때 폭락하던 증시가 급반등했던 기억 때문에 주식을 팔지 않고 버텨 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주 머니마켓펀드(MMF)에는 890억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던 2020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해 루브너는 개인 투자자들이 최애 종목인 테슬라와 애플마저 매도하며 현금화하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펀더멘탈은 어떨까.

이날 레이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 실물경제협회(NABE) 연례회의에서 했던 발언은 이와 관련해 2가지 시사점을 던졌다.


첫째는 금융시장이 붕괴될 정도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를 내년 초까지 4.5% 위로 올릴 것이란 점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정책은 당분간 (경제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반스 총재도 내년 3월까지 금리를 4.5%를 소폭 웃도는 수준까지 올린 뒤 금리 인상을 멈추고 경제 영향을 살펴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결국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공개된 연준 인사들의 연방기금 금리 전망치대로 긴축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다.

연준 인사들의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내년에 4.6%였다.

현재 연방기금 금리는 3~3.25%다. 앞으로 수개월 안에 금리를 1%포인트 이상 더 올리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경기 급랭 유발 요인 2가지
둘째는 연준이 경제가 급격히 둔화할 위험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통화 긴축의 영향이 경제 전체에 확산되면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촉발시킬 수 있는 사례로는 금리 인상의 완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가계 저축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것으로 확인된 것과 전세계의 동시 다발적인 금리 인상이 지목됐다.

우선 최근 수정된 가계 소득지표에 따르면 저축 규모는 가장 많을 때 2조1000억달러였고 올들어 7월까지 이 가운데 31% 가량인 6300억달러가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가계 저축은 가장 많을 때 2조4000억달러였고 올들어 7월까지 11% 가량인 2700억달러가 소비된 것으로 추정됐는데 대폭 수정되며 가계 저축 잔액이 줄은 것이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금리 인상의 충격에 취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아울러 세계 각국이 잇달아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긴축의 전체 효과는 개발 국가의 긴축 효과를 더한 합보다 클 수 있다"며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인정했다.

다이먼 "증시 20% 추가 하락 가능"
이와 관련해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예상보다 높은 금리 인상 수준, 연준이 보유 국채를 줄이는 양적 긴축(QT)의 알려지지 않은 효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미국 경제가 향후 6~9개월 사이에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경기 침체는 매우 완만할 수도 있고 심각할 수도 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향후 상황을 전망하기 어려우니 잘 대비하고 있으라"고 조언했다.

미국 증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경제 침체의 폭에 달렸는데 이는 자신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S&P500지수가 쉽게 20%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있을 20% 하락은 지금까지 하락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금리가 처음 1%포인트 올라갈 때보다 지금부터 추가로 1%포인트 더 올라갈 때 느끼는 고통이 더 클 수밖에 없는데 이는 사람들이 그 금리 수준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튜더 "단기채 금리 주목하라"
헤지펀드 튜더 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폴 튜더 존스도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거나 침체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기 침체는 300일 가량 지속되고 증시는 10% 가량 하락한다"며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여러 자산에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기 침체가 증시에 반영되면 10%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S&P500지수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라 이미 올들어 24.2% 떨어졌다.

아울러 "증시가 바닥을 치기 전에는 먼저 단기 국채 금리가 상승을 멈추고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증시 바닥이 궁금하다면 단기 국채수익률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튜더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끌어내리기가 극히 어려울 것이란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치약과 같아서 한번 짜면 치약 튜브 안으로 다시 넣기가 어렵다"며 "연준은 지금 입 안에서 치약 맛을 없애려고 엄청나게 얘를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치약 맛을 없애려는 것은 고물가에 익숙해질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가 높은 물가상승률이 표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튜더는 "연준이 (긴축을) 계속하지 않으면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을 영구적으로 감내해야 할 수도 있으며 이는 더 많은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기적인 번영을 누리려면 안정적인 통화와 그 통화 가치를 측정하는 안정적인 방법이 있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사회를 구축하려면 인플레이션은 2% 이내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장기적인 이익은 단기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연준의 입장을 두둔했다. 연준은 통화 안정이 최우선 가치이며 이를 위해선 단기적으로 고통이 따를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인플레이션은 달러 가치를 훼손해 기축통화로서 달러 지위를 위협한다.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 인지하면서도 일단 금리를 내년 초까지 4.5% 위로 올려놓고 긴축의 영향을 파악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이미 연준이 지난 9월 FOMC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럼에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릴 때마다 증시가 하락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아직 4.5% 이상의 기준금리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한편으로는 연준의 '피봇'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시에 경기 침체 위험이 어느 정도 반영돼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결국 증시의 바닥을 논하려면 4.5% 이상의 기준금리와 경기 침체 위험이 증시에 충분히 반영된 이후라야 가능하다.

한편, 튜더는 지금처럼 거시경제적 환경 악화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할 때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지만 자신과 같이 매크로(거시경제) 전망에 따라 투자하는 사람들은 큰 기회를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무너질 때 매크로 투자는 효력을 발휘한다"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클 때가 나와 같은 종류의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에게는 최상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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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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