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꾼 놀이터된 가야시대 고분.."17년 동안 뭐했나?"
[뉴스데스크] ◀ 앵커 ▶
가야시대의 왕릉급 고분이 최근 경남 창원에서 발견이 됐는데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이미 17년 전에 이 주변에서 유물이 대거 발견됐었지만,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가 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방치된 고분이 도굴과 훼손으로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김태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창원 팔용산의 서쪽 자락.
둘레 72m, 직경 26.2m, 높이 3.9m의 거대한 고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분의 매장 시설은 수혈식 석곽묘, 즉 위에서 구멍을 뚫어 만든 돌무덤으로 확인됐습니다.
2톤에서 10톤 무게의 석곽 덮개석도 7개나 발견됐습니다.
6세기 전반 마산만에 있던 해상세력인 골포국의 최고위층 무덤으로 추정되는데, 창원에서 발견된 가장 규모가 큰 가야시대 고분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주용 / 창원대 박물관 학예실장] "대가야, 소가야, 아라가야 등 많은 지역과 교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토기를 보았을 때도 그렇고, (이 일대) 교류와 교역의 중심지가 창원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분 현장은 처참합니다.
중형급 고분들은 이미 도굴을 위해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고, 심지어 예비군 훈련용 참호로 쓰이고 있습니다.
직경 10m는 넘을 듯한 이 고분의 봉분 위에는 나무 평상이 설치돼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지나갔는데도 봉분임을 몰랐던 겁니다.
긴급발굴조사가 이뤄졌지만 유물은 거의 도굴된 상태였습니다.
도굴꾼들은 어떻게 이곳을 알았을까?
알고보니 17년 전 봉분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삼국시대 석곽묘 수십기와 다양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일대에 대한 지표조사와 문화재 보호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창원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결국 방치된 가야시대 고분은 수십 년 동안 도굴과 훼손에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소배경 / 삼강문화재연구원] "고총의 분포가 몇 기가 있는지도 현황 조사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시급히 정밀한 지표 조사를 통해서 합성동 고분군의 실체를 규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창원시는 최근 발굴 예산이 부족하다며 애써 발굴한 고분을 다시 흙으로 덮었습니다.
MBC뉴스 김태석입니다.
영상취재: 김장훈(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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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장훈(경남)
김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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