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시간 중 화장실 이용 제한..인권위 "인간 존엄성 침해"
2시간 넘게 진행되는 자격시험 중에 응시자의 화장실 이용을 제한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11일 나왔다.
인권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소프트웨어 역량검정시험(TOPCIT) 응시자가 시험 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작년 10월 TOPCIT에 응시한 한 진정인은 2시간 30분에 달하는 시험 시간 동안 화장실 이용이 금지돼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과기부는 TOPCIT는 산하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홈페이지와 시험 당일 감독관 안내 등을 통해 ‘시험 시간 중에는 화장실 이용이 제한된다’는 점을 수험생에게 고지했다고 반론했다.
과기부는 화장실 이용 제한 이유로 화장실을 오갈 때 발생하는 소음으로 다른 응시자의 ‘수험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화장실에 ‘커닝 페이퍼’를 숨겨두는 식으로 부정행위가 발생할 우려도 있고, 응시자 다수가 화장실 이용을 요청할 경우 이를 통제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인권위는 시험 시간 중에 응시자의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채용의 공정성 측면에서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면서도, 추가 인력 배치 등 대체 수단을 마련하지 않은 채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생리 현상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자 본능인 점, 시험 시간의 절반이 지나면 퇴실을 허용하는 만큼 그전에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해서 시험시간의 평온성을 깨트린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인권위는 그러면서 일부 국가자격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 토익 등은 시험 도중 응시자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지만, 운영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이렇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과기부는 인권위 결정에 따라 시험 지침을 개정해 오는 29일 치러지는 정기 평가부터 추가 배치된 동성 감독관의 동행하에 응시생의 화장실 이용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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