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고비용 결혼식 문화..'작은 결혼식' 자리잡을까?

민대홍 2022. 10. 1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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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10월 한 달, '결혼'을 주제로 여러 이슈를 전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한국사회의 결혼식 문화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민대홍 PD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 주제는 '결혼식'인데, 이 주제를 다루게 된 이유가 뭔가요?

[PD]

네, 이번 달 월간 뉴있저 주제는 '결혼'인데, 결혼식은 결혼의 첫 관문이면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공개적으로 두 사람이 혼인을 약속했음을 알리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결혼식 비용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드는 비용이 과하다는 지적은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지난 2월, 한 결혼정보회사 조사에 따르면 예식장과 촬영·예복·화장에 드는 비용은 평균 1천278만 원으로 나타났고, 결혼식뿐만 아니라 예물과 예단, 혼수, 신혼여행 등 결혼식 전후로 드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평균 4천720만 원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수천만 원이 드는 만큼, 결혼식 비용에 대한 부담감도 컸는데요.

실제로 지난 5월 발표된 한 여론조사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2·3·40대 10명 중 4명은 결혼을 준비할 때 결혼식 비용이 걱정된다고 응답했고요.

10명 중 8명은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는 소규모 결혼식이나 경제적이고 실속있는 결혼식을 선호했습니다.

[앵커]

이런 비용 문제 등으로 요즘은 소규모로 진행하는, '스몰 웨딩', 그러니까 작은 결혼식도 많아졌다고요?

[PD]

네, 최근 적은 수의 하객을 초대하고, 절차도 줄여 소박하게 치르는 결혼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결혼식 비용을 줄이려는 이유도 있지만, 단순히 비용 때문만은 아닙니다.

천편일률적인 예식장에서 가족, 친척, 직장 동료, 지인 등 많은 하객을 불러 치르는 결혼식의 경우 놓칠 수 있는 것들도 많기 때문인데요.

불필요한 절차와 의식을 줄여서, 혼인을 맺는 부부와 가까운 가족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지난해 9월 작은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를 만나봤는데요.

작은 결혼식을 올린 이유와 결혼식의 의미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신랑분의 개인 사정으로 자료 영상 외에 인터뷰 화면은 얼굴을 가렸는데요. 영상 보시겠습니다.

[박정원 / 경기 양주시 : 생략할 거는 생각을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정재훈 / 대구 중구 : 저도 그냥 기본적인 것만 다 갖춰지면 좀 더 뺄 수 있는 건 최대한 빼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김수민 / 서울 광진구 : 둘이 좋자고 하는 결혼인데 그런 형식적인 절차를 밟는 게 조금 그렇게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정기성 / 서울 마포구 : 그냥 요새 여기저기 사람 모여 가지고 뭐 복작거려야 다 옛날 얘기지. 지금 시대가 많이 바뀌었잖아.]

- 조금 작은 결혼식을 올린 부부를 만나봤습니다.

[고경민 / 작은 결혼식 신부 : 안녕하세요. 저희는 작년 9월 남들보다 조금 작은 결혼식을 올린, 오늘 400일 된 고경민이라고 합니다.]

[최승원 / 작은 결혼식 신랑 : 신랑 최승원입니다.]

- 지난해 9월, 결혼식을 올린 경민·승원 부부

[고경민 / 작은 결혼식 신부 : 저희는 딱 직계만 결혼식을 올렸었는데 남편 가족 어머님 아버님 그리고 도련님 그리고 우리 가족은 엄마랑 아빠랑 그리고 언니네 부부 남동생 부부 그리고 조카 한 명 이렇게 해서 [총 12명 작은 결혼식을 올렸고….]

[고경민 / 작은 결혼식 신부 : 평생에 한 번 있는, 그래서 저는 '평생에 한 번 있는'이 한 번밖에 없기 때문에, 굳이 '결혼식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야 할까?'라는 생각이었어요.]

[최승원 / 작은 결혼식 신랑 :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결혼식을 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워낙 정신없고 찍고 나가고 찍고 나가고 이런 결혼식보다는 조금 작더라도 되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또 즐겁게 기억을 남길 수 있는] 그런 결혼식을 올려보자 해서….]

- 작은 결혼식 비용은?

[고경민 / 작은 결혼식 신부 : 결혼식에 사용한 비용은 412만 1,200원. 결혼식장 대관료는 무료고요. 식대는, 총비용은 161만3천 원이 들었습니다.]

[최승원 / 작은 결혼식 신랑 : 저희 아버지가 사진작가는 아니시고 그냥 취미로 사진 찍는 걸 되게 좋아하셔서, [저희한테 찍어주고 싶다고 의사를 밝혀주셨었고 저희도 되게 의미 있고 좋겠다. "그리고 드레스 같은 경우에는 일단 저 같은 경우에는 턱시도를 따로 맞추거나 그러지 않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정장을 입고 구두도 그대로 신고 대신 이 넥타이만 촬영용을 위한 싼 것만 주문했고….]

[고경민 / 작은 결혼식 신부 : 어머님께서 드레스는 입어야 한다. 작은 결혼식을 했으니 드레스를 제발 입었으면 좋겠다 해서 인터넷 검색해서 7만5,900원. 7만5,900원짜리 흰색 드레스를 주문해서 입었습니다.]

- 작은 결혼식, 어려웠던 점은?

[고경민 / 작은 결혼식 신부 : 부모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실까 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는데, 특히 축의금에 대한 걱정을 했어요. 다행히도 이제 부모님께 말씀드렸을 때 지금까지 다녔던 결혼은 진심으로 축하해 주려고 축의금을 냈던 거지 좀 돌려받을 생각은 없었다고 말씀을 주셔서….]

[최승원 / 작은 결혼식 신랑 : 탐탁지 않아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그때 사실 이렇게 정말 화면에 다 띄워서 PPT까지 준비하는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육하원칙 설명(5W 1H)은 준비했던 것 같아요.]

[고경민 / 작은 결혼식 신부 : 그리고 아무래도 저도 이제 사회생활을 했다 보니까 직장 동료들한테 결혼식에 초대는 못 하지만 조그마한 카드를 만들어서 저희 결혼합니다. 송구하지만 우리 가족끼리 하기로 해서 초대는 못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문구를 적어서 이제 결혼은 같이 알렸습니다.]

- 부부에게 결혼식이란?

[고경민 / 작은 결혼식 신부 : 결혼식은 부부가 된 첫 추억이다. 이제 좋은 결혼식으로 인해 추억으로 시작해서, 앞으로 저희 이제 부부로서 더 많은 추억을 쌓아갈 수 있는 그 첫 시작인 것 같아요.]

[최승원 / 작은 결혼식 신랑 : 저희는 그렇게 일반 예식보다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저희는 저희 둘도 정말 재밌었고 가족분들도 정말 재미있는 결혼식을 잘했고 비용이랑 행복이랑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거 말씀드리면서 준비하실 때 그런 거 생각 안 하시고, 고민하지 마시고 준비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고경민 / 작은 결혼식 신부 : 너무너무 행복하고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건강하고 즐겁고 친구처럼 평생을 같이 함께했으면 좋겠어 사랑해.]

[앵커]

결혼식에 4백여만 원밖에 들지 않았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PD]

네, 이렇게 예비부부가 작은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사회에서 결혼은 두 남녀의 결합이기도 하면서, 집안의 결합이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결혼이 집안의 중요한 행사인 만큼, 크고 성대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요.

또 조금 전 영상에서도 언급됐듯이, 그동안 다른 여러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온 부모님의 반대 등 현실적인 이유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혼식이 무엇을,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그리고 결혼식의 의미는 무엇인지 본질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수진 /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연구위원 : 얼마나 우리 집안의 행사에 많은 하객을 모았느냐가 드러내기 위한 어떤 과시적 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런 하객이 많은 것 자체를 훨씬 더 약간 장려하는 문화가 형성이 되면서 우리나라 (결혼식 문화) 전체가 물질화되는, 비용이 높아지는 것도 영향을 많이 미치게 되었죠.]

[앵커]

네, 작은 결혼식이 많이 주목받고 있으니까, 우리 결혼 문화도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월간 뉴있저', 다음 주제는 뭔가요?

[PD]

네, 다음 주제는 결혼 정보회사입니다.

우리나라는 결혼 상대를 연결해주는 결혼정보회사가 많고요.

또 그 업체를 이용하는 이용객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저희 제작진이 직접 방문해 상담받으면서, 결혼정보업체를 통한 결혼 문화에 대해 짚어볼 예정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YTN 민대홍 (mindh09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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