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방문 르노 회장 "한국을 중대형차 수출 허브로..6년 동안 수억 유로 투자"

루카 데 메오 그룹 회장 방한 기자간담회
"한국시장, 수년간 훨씬 좋은 시기 될 것"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최고경영자(CEO)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앤헤이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이 한국을 중대형 차량 수출 거점으로 삼고, 6년 동안 수억 유로를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신차 라인업은 판매량보다 수익성에 중점을 둬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데 메오 회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르노는 6년 동안 한국에 수억 유로를 투자하기를 희망한다"면서 "투자 여건이 갖춰진다면, 한국시장을 통해 그룹이 더 혁신적으로 진화하도록 하는 것이 그룹 목표"라고 전했다.

2020년 7월 취임한 데 메오 회장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르노자동차코리아의 여러 현안을 점검하고,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논의하기 위해 방한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데 메오 회장은 "그룹 내에서 한국은 혁신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교두보로 인식되고 있다"며 방한 배경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데 메오 회장은 "르노코리아가 곧 새로운 라인업으로 프리미엄 사양과 기능을 선도하는 중대형 세그먼트 차량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한국을 중대형 차량 수출 허브로 삼으려 한다"고 밝혔다. 한국시장 투자를 위한 필요조건에 대해 그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조인트 벤처가 계획대로 잘 운영된다는 전제 아래, 몇 가지 모델에 대해 개발 승인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르노그룹은 지리자동차와 한국시장을 향한 합작 모델 출시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친환경 신차는 2024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으로, 르노코리아는 합작 모델을 국내에서 연구·개발해 생산까지 책임질 예정이다.

데 메오 회장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국시장엔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고, 새 플랫폼이 들어온다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힘들 수 있지만, 앞으로 몇 년간은 르노코리아에 지난 몇 년보다 훨씬 좋은 시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방한 기간 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사와 접촉했느냐는 물음에 데 메오 회장은 "세 회사 모두 장기적 파트너이고 그중 최고 리더들을 만나기도 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한국에 있는 파트너사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고, 배터리 용량을 확장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