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핵전쟁 터져도 정쟁만 할 건가
임진왜란이 터지기 1년 전인 1591년. 일본 정세를 살피고 돌아온 조선통신사 황윤길은 '반드시 전쟁의 화가 닥칠 것'이라고 조정에 고합니다. 반면 함께 다녀온 김성일은 '신이 살펴본 바 그런 정상(情狀)은 없었다.'라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답은 당파싸움에 있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며, 오히려 '황윤길이 과장을 해 민심을 동요시키고 있다.'라고 공격한 겁니다. 당시엔 동인 입김이 세서, 서인인 황윤길의 주장은 묻히게 되죠.
결국 1년 뒤 왜군은 밀려왔고 임금과 왕실은 황급히 북쪽으로 피난을 떠납니다. 하지만 애먼 백성들은 7년의 전쟁 참화 속에서 목숨을 잃거나 심한 고초를 겪게 되죠.
어제 북한의 발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간단합니다. 그동안의 도발이 전술핵 운용을 위한 군사훈련이었다는 거였죠, 공격 대상도 남한이라는 걸 숨기지 않았습니다.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이 저수지 속에서 발사되는 기상천외한 방식까지 동원돼 정보당국과 전문가들은 혀를 내둘렀습니다.
'박진 장관에 대한 회의장 퇴장을 요구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입니다.'
북한이 핵전쟁을 위협하며 미사일을 연신 쏘아대는 이 와중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대응에 노심초사해도 될까 말까 한 이 판국에 우리 정치권은 안보장관을 해임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나서 북한 도발에 맞선 한미일 군사훈련을 '친일 국방'이라 주장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럼 지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자국을 지키기 위해 서방세계로부터 무기와 각종 지원을 받는 건 친미국방이자 친유럽국방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책과 안보는 실종되고 정파 이해와 고성만 남은 국정감사는 더 이상 보기 싫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왜구의 침입에 피란길에 나서야 했던 선조는 압록강변에 다다라 이렇게 시를 읊었습니다.
'조정의 대신들아 오늘 이후에도 또다시 서인이니 동인이니 할 것인가'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핵전쟁 터져도 정쟁만 할 건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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