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소리라고 생각도 못해"..잠원동 총기 사건에 주민 불안감 호소

권총으로 극단선택 50대..병원 실려갔지만 위중
주민들 "총기없는 나라에서 총기 사건이라니"

(서울=뉴스1) 박기현 김정현 기자 = "주택가라 평소 조용한 동네인데…총기사고라니 당황스럽네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주택가에서 50대 남성이 권총을 사용해 극단선택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은 '총기 사건'이 서울 주택가에서 발생한 데 대한 놀라움과 동시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사건 발생 후 찾은 서초구 잠원동 인근의 한 공터는 경찰이 쳐놓은 노란색의 폴리스라인으로 통제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1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한 가게 직원 김모씨(55)는 "새벽 4시30분쯤 출근했다"며 "당시에 (한 남성이) 사건 현장에서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김씨와 함께 일하는 이모씨(25)는 "(사건 당시) 라이터가 터지는 것 같은 소리를 들었다"며 "누워 있길래 만취해 자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조금 뒤 구급차에 실려갔다"고 설명했다.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새벽 시간에 (총격) 소리를 듣긴 했는데 뭐를 집어 던졌나 했지, 총소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나중에 경찰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 나서야 내려와 봤다"며 몸을 떨었다.

새벽 시간에 발생한 까닭에 사건 자체를 모르는 주민들도 있었다. 이들은 불안함을 호소하면서도 총기 입수 경위에 의문을 드러냈다.

사건 현장 바로 옆 주택에서 거주하는 김모씨(56)는 "바로 앞에서 총기 사건이 벌어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우리나라 같은) 총기 없는 나라에서 이런 사건이 난 게 말이 안 되지 않냐"며 혀를 내둘렀다.

근처 부동산중계업소 주인 김모씨(64)는 "아무래도 동네에서 벌어진 일이라 불안하다"며 "우리나라에서 (개인에게) 총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울 못했는데 몰래 가진 사람이 또 있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30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김모씨(65)도 "제일 궁금한 건 총을 어디서 구했냐는 것"이라며 "(이렇게) 총기가 바깥에 돌아다닌다면 다른 사람을 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불안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36분쯤 잠원동에서 50대 남성 A씨가 총기를 이용해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실탄이 머리를 관통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퇴역 군인인 부친이 불법 소지하던 권총을 A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고 권총 보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총은) 경찰관서에 등록된 총기가 아니다"며 "총기 번호를 토대로 A씨가 (총을) 소지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육군본부 등 총기를 관리하는 모든 기관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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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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