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국채 금리 급등에 또 시장 개입

박민기 2022. 10. 1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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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채권매입 조치 확대
주담대 금리 6%대 폭등
"주택시장 붕괴될 수도"
트러스 총리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금융시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긴급 채권 매입 조치를 확대하는 등 다시 채권시장에 개입하기로 결정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영란은행이 혼란스러운 채권시장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긴급 채권 매입 작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란은행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영국 국채 매입 대상에 물가지수연동국채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란은행은 매일 최대 50억파운드(약 7조9000억원)의 물가지수연동국채를 매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일반형 장기국채도 매일 최대 같은 규모로 매수한다. 이날 영란은행은 성명을 통해 "이번주 초부터 영국 정부의 부채, 특히 지수연동채권의 가격이 크게 재조정됐다"며 "이 같은 시장 기능 장애는 영국 금융시장 안정성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도세의 일시적 흡수를 위한 이 같은 추가 조치들은 금융시장의 질서 회복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례 없는 영국 국채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영란은행은 지난달 28일 처음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10일 채권 매입 한도를 늘린 영란은행이 14일로 예정된 채권 매입 계획 종료를 앞두고 이날 매입 대상을 확대하는 두 번째 조치를 결정한 것이다. 당초 영란은행은 구체적으로 어떤 채권을 사들일 것인지 등 세부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치솟는 금리로 인해 영국 주택시장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충격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다. 1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경우 미국과 달리 치솟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 취약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은 일반적으로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우세한데 이와 달리 영국은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에 2년 또는 5년 후 재설정되는 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금리 인상에 한층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2년·5년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영국 내 신규 주택담보대출(고정금리) 평균 금리는 지난주 2008년과 2010년 이후 처음으로 6%를 웃돌았다. 영국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 1년 사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이는 특히 2주 전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가 광범위한 감세 및 지출안을 밝힌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BOE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소속 수석 부동산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위샤트는 "영국 시장이 1990년대 초반과 2008년에 겪었던 주택 붕괴와 비슷한 수준의 조정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는다면 주택시장 붕괴가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가파른 하락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정화 조치에도 영국 국채 금리는 다시 급등했다. 이날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68%로 0.29%포인트 상승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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