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문자 또 보냈나?"..유병호 "..", "기억 흐릿"

국회 법사위 감사원 국정감사
이탄희 "논란 문자 외에 또 대통령실에 문자 보낸 적 있나"
유병호 사무총장 "답변 드리지 않겠다, 기억 흐릿"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논란이 된 문자 이외에 대통령실 수석과 연락한 사실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유 사무총장은 “기억이 흐릿하다”, “답변할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MBC캡처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과의 소통 사실이 드러나 감사원 중립성 위반 논란을 겪고 있는 유 사무총장에게 논란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이 의원은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와 관련해서 보도가 있었는데, 보도와 관련해 (사무총장이) 허위 사실이라 (이날 감사에서) 증언하셨다. 보도내용은 크게 두 가지, 위원회 의결을 안거쳤다는 것, 두번째는 내부에서부터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둘 중에 뭐가 허위냐”고 물었다.

유 사무총장은 위원회 의결 여부에 대한 답변 대신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은) 위원회 의결 사항이 아니다. 상하반기 감사계획만 의결 거치면 된다”는 답을 내놨다. 당초 의결 없이 감사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온 뒤 감사원이 해명한 것과 같은 맥락의 답변이다.

이 의원은 “거칠 필요가 없어서 안거친 것이냐”며 재차 물었고 “의결 거치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고 내부서부터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근데 뭐가 허위사실이라는 거냐”고도 물었다. 유 사무총장이 두 가지 보도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는데 둘 다 사실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유 사무총장은 다시 감사원 내부 문제제기 논란에 대해서도 “문제제기 차원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 규정에도 맞지않는 내용을 막연히...”라며 말을 흐렸다.

이 의원이 “문제제기 없었다는거냐”고 따져 묻자 유 사무총장은 “그건 감사방해지 않겠느냐”는 엉뚱한 답변도 내놨다. 감사위원들이 서해공무원 사건 감사 계획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 감사를 방해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결국 앞선 질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이 문제제기 사실을 인정한 점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유 사무총장은 “그거는 저는 확인해봐야겠다”고 답했다. 감사원장은 인정했더라도 자신은 문제제기인지 따로 확인해봐야한다는 논리로 보인다.

유 사무총장의 엉뚱한 답변이 이어지자 이 의원은 다소 격앙된 채 “평가하는 내용과 사실관계에 대한 내용을 섞어서 답하고 계시다”며 “둘을 잘 구분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논란의 문자.

이 의원은 앞서 유 사무총장이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게 문자 메시지로 소통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된 데 대해서도 물었다. 이 의원은 “문제 관련되서는 첫 문자라고 말씀하셨는데 정책기획수석(국정기획수석으로 명칭 변경)에게 처음으로 보낸 문자냐”고 물었다.

유 사무총장이 답변을 머뭇거리자 이 의원은 “문자 보내신 적 또 있나”고 재차 물었고 유 사무총장은 고개까지 갸웃거리며 “그거는 따로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왜요? 거부사유가 없다. 증언거부하는거면 법적인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유 사무총장을 몰아세웠고, 유 사무총장은 거듭 “따로 답변드리지 않겠다. 기억도 흐릿하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이 의원이 “(문자 보낸 적이) 있으시군요. 언제입니까”, “전화 통화 하신 적 있나” 등 질문을 이어가는 동안 유 사무총장은 답변을 망설이는 모습이 완연했고, “답변 드릴 의무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유 사무총장은 “제가 답변드릴 의미가 없다”며 논란의 문자 전 대통령실에서 문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장영락 (ped1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