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공업지역 이전 언제쯤?"..5년 넘게 '감감'
[KBS 제주] [앵커]
제주시 화북공업지역 주민들은 30년 넘게 먼지와 소음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지난 민선 7기 시절 제주도는 주거용지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약속한 지 5년이 넘도록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추진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화북에서 20년간 거주한 이 주민은 창문을 열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인근 공업시설에서 날아오는 먼지가 손주들의 건강을 해칠까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강봉일/제주시 화북동 : "미세먼지 이런 거 때문에 제일 걱정입니다. 애들 아직 어리고 해서. 장래 어떻게 아이들이 건강을 지킬지도 모르고."]
1987년 쾌적한 도시를 만든다며 산재해있던 공장을 한데 모아놓은 화북공업지역.
바로 옆에 삼화지구가 들어서면서 도심 가운데에 위치하게 돼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제주도는 2017년 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해 2025년까지 주거용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5년이 넘도록 진척이 없어 30여 년간 불편을 감수해온 주민들은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김충임/화북동 주민자치위원장 : "주민들은 '주거지역으로 되는구나' 알고 있는데 지금 되는 건 하나도 없거든요. 보이는 것도 하나도 없고."]
당초 비용 문제로 이전을 꺼리던 입주기업들도 대체 부지만 마련된다면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내륙 제조업체와 경쟁을 위해 공장 증축 등이 필요하지만 현재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이전 대책을 촉구하는 탄원서까지 제출했습니다.
[박경옥/화북입주기업체협의회장 : "이 안에 있는 103개 업체도 어떻게든 옮겨 주시면 거기 가겠다 해도 아무 후속 조치가 없이 그대로 그냥 넘어가는 거예요."]
2018년 산업입지 수급계획 마련 용역을 통해 대체 입지 선정 뒤 이설 등 방안이 제시됐지만, 이후 추진된 건 전혀 없습니다.
제주도는 KBS와의 통화에서 주민 수용성 문제 때문에 대체 부지를 찾는 게 쉽지 않다면서, 주거용지로 전환하겠다는 건 어디까지나 방향성이었지 확정된 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수년간 고통받은 주민들과 기다려야 하는 입주기업, 모두 근심만 쌓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그래픽:박미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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