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러시아인, 푸틴 동원령 피해 배타고 한국행..법무부 "난민 신청 여부 확인해줄 수 없어"
출입국사무소 "입국 목적 불분명, 입국 불허"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자 일부 러시아인이 징집을 피해 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BBC방송을 인용해 지난달 2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성 8명이 탄 요트가 한국으로 출발해 이달 초 한국 동해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KBS도 러시아 남성 5명이 지난달 2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요트를 타고 떠나 30일 강원 속초에 도착했지만 출입국사무소가 전원 입국을 불허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경북 포항에도 러시아인 18명이 요트 3척을 타고 지난 1~2일 도착했지만 출입국사무소가 2명만 입국을 허가하고 16명의 입국을 불허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러시아인들이 한국에 도착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전체 인원이 몇 명인지, 난민신청을 했는지, 제3국행을 요청했는지 등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인의 입국이나 난민신청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러시아 정부의 징집을 피해 한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적자는 K-ETA(전자여행허가)만 받으면 무비자로 한국 입국이 가능하지만, 출입국사무소는 이들의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하면 입국을 불허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동원령을 선포했다. 징집 대상은 군 복무 경험이 있는 만 18~60세 남성으로 약 30만명으로 추산된다.
동원령 이후 러시아에서는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 DPA통신은 지난 9일(현지시간) 징집 목표 인원에 육박하는 러시아 남성 약 30만명이 주변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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