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원실에서 경찰 조사받을게요"..'황제 조사' 요구 논란
[KBS 창원] [앵커]
KBS가 지난 6·1 지방선거 유세 도중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된 서일준 국회의원의 경찰 수사가 왜 지지부진한지 들여다봤더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서 의원이 반년째 경찰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경찰이 국회 인근 경찰서 등 출장 조사를 제안했는데도, 서 의원 측은 자신의 국회 의원실에서 받겠다며 사실상 경찰을 압박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대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23일 오전 7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
당시 국민의힘 박종우 거제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서일준 국회의원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변광용 전 거제시장이 대우조선 노조 간부들을 경찰에 고발한 사실이 있다고 말합니다.
[서일준/국회의원/음성대역 : "3년 전 문재인 정권에서 대우조선 특혜 매각 시도할 때…(중략) 막아달라고 시장실 찾아갔을 때 어떻게 했습니까, 여러분 대표를 경찰에 고발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중략) 이제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에 변광용 후보 측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 의원을 고발했고, 경찰이 대우조선 노조 간부 등 관련자들을 조사한 결과 서 의원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구체적인 근거와 소명 자료,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7월 말 서 의원 측에 출석 조사 요구서를 전달했지만, 서 의원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을 사실상 거부해왔습니다.
그런데 서 의원은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매주 거제를 찾아 지역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관련 혐의의 공소시효가 오는 12월 1일로 임박하자, 경찰은 지난달 초 국회 인근 서울 영등포경찰서나 지역구인 거제경찰서 등에서 '출장 조사'를 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국정감사 때문에 못 온다고 하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공소시효가 있으니까 빨리 마무리를 해야 하잖아요. 내 지역구에 오지 못한다고 하니까 우리가 그러면 서울로 가겠다 했더니…."]
하지만, 서 의원 측은 이 제안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어 지난달 중순 서 의원 측은 자신의 의원실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805호에서 자신이 정한 날짜와 시간에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경찰청 훈령'에는 경찰서 이외 장소에서 조사가 가능한 경우는 피의자 신문이 아닐 경우에 한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 피의자 신문일 경우 경찰서에서만 가능한 겁니다.
경찰은 내부 논의 끝에, 피의자 신문 조사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 전례가 없으며, 녹화 장비 등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서 의원 측에 경찰서 출석을 재차 요구했습니다.
그런데도 서 의원 측은 지금까지 답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인이 피의자 조사에 계속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까지 발부되는 점을 감안하면 '황제 조사' 요구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지웅/변호사/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 : "매우 아프다든지 정말 부득이한 사정이 없다면 경찰서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의원이라는 지위가 부득이한 사유는 될 수 없지 않겠어요. 황제 조사를 받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이에 대해 서일준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국회 의원실 조사 요청에 대해 자신은 알지 못한 사실이라면서도, 누가 그런 요청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박재희·박부민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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