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대통령실 수석과 몇 번 통화?" vs 유병호 "그런 사이 아냐"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감사원 국정감사
기동민 "국민에 떳떳하다면 다 공개할 수 있는 사안"
유병호 "기억을 더듬어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아"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측 간사인 기동민 의원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문자 논란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최재해 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뜨거운 이슈는 유 총장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주고 받은 문자 논란이었다. 유 총장이 이 수석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카메라에 포착, 야당에서는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내용은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였다. 앞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가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감사원법 위반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유 총장은 해당 보도가 오보라는 의미로 문자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기 의원은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유 총장에게 “이 수석과 수시로 통화하는 사이냐”고 물었고 유 총장은 “그런 사이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기 의원이 “몇 번 통화를 했느냐”고 캐묻자 유 총장은 “기억을 더듬어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기 의원은 “왜 답변을 거부하느냐”면서 “두 사람이 내통하고 있다고 의혹을 가질 수 있는 게 국민적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유 총장은 “논란의 소지를 제공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기 의원은 증언을 거부하지 말라면서 거듭 통화 횟수를 물었고, 유 총장은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다. 많아도 한 두 번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 의원은 “국민들에게 떳떳하다면 다 공개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고, 유 총장은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관계는 어느 때보다도 독립성 부분을 보장해주고 있는 시대”라고 항변했다.

한편 앞서 유 총장은 오전 국감에서 문자 논란에 대해 “논란거리를 제공해 송구스럽다”면서도 “그 소통은 정상적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