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 거부' 신혜성, 묵묵부답 귀가..절도 등 처벌 수위는?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운전 중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그룹 신화 멤버 신혜성(본명 정필교·43) 씨가 11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검은 모자에 마스크를 쓴 신 씨는 이날 오후 5시께 고개를 푹 숙인 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왔다.

신 씨는 “왜 음주측정을 거부했나”, “음주운전을 인정하나”, “차는 왜 절도했나”라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량에 올라 현장을 떠났다.

앞서 이날 새벽 1시 40분께 서울 송파구 탄천2교 도로 위에 불이 꺼진 차량이 그냥 서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차 안에서 자고 있던 신 씨를 발견했고,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신 씨가 타고 있던 차량은 도난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차량 주인은 경찰에 신 씨를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 씨에게 차량을 운전하게 된 경위를 물었으나, 대답을 회피해 절도 혐의가 추가됐다.

이에 대해 신 씨 소속사는 전날 밤 서울 강남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대리주차 직원에게 차 키를 전달받았고, 집으로 가다가 도로에 멈춘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고 해명했다.

신 씨가 자신의 차량이 아닌 걸 모르고 운전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재 절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고의가 없었다면 절도죄로 처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씨는 지난 2007년 4월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는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97%였다.

음주운전이나 측정 거부를 반복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1항은 음주운전 또는 측정 거부 행위를 2회 이상 한 사람을 2∼5년의 징역형이나 1000만∼2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2018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윤창호 씨(당시 22세)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이 조항을 두고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첫 번째 위헌 결정을 내렸다.

가중처벌 요건이 되는 과거 음주운전 행위와 음주운전 재범 행위 사이에 시간적인 제한이 없고, 과거의 위반 행위가 형의 선고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전과일 필요도 없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헌재가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5월과 8월에도 거듭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윤창호법’ 조항은 그 효력을 사실상 완전히 상실했다.

지난달에는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역주행을 해 경찰 단속에 걸리자 음주측정을 거부한 음주운전 전과 3범의 40대가 ‘윤창호법’ 위헌 결정 이후 진행된 재심에서 감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음주운전은 습관’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재범률이 높아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회 이상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7년 44.2%, 2018년 44.7%, 2019년 43.7%, 2020년 45.4%, 2021년 44.8%로, 10명 중 4명은 재범을 저지르는 셈이다.

음주운전 사고 역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7792건, 2019년(6월 ‘윤창호법’ 시행) 6183건, 2020년 7036건, 2021년 6081건을 기록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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