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의 법으로 보는 중국 <74>] 중국의 청소년 보호를 위한 '내용' 통제

허욱 2022. 10. 1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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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게임을 즐기던 중국 청소년들이 오프라인에도 모이기 시작했다.

방 탈출 게임, 스크립트 킬 등의 극본살(劇本殺)이 대표적인 예다.

게임 속 원한, 복수, 증오 등의 부정적인 내용들이 아직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게임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노력과 사회주의적 가치, 청소년들을 위한 건전한 콘텐츠 개발 및 보급, 유해 콘텐츠 차단 등을 조화시키려는 노력은 중국 등 많은 나라가 고민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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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허욱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온라인에서 게임을 즐기던 중국 청소년들이 오프라인에도 모이기 시작했다. 방 탈출 게임, 스크립트 킬 등의 극본살(劇本殺)이 대표적인 예다. 스크립트 킬이란 중국에서 유행하는 보드게임의 일종이다. 게임 참가자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극본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주어지는 단서들로 범인을 찾는 게임이다. 온라인 게임이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한 셈이다.

최근 베이징시는 올해 안으로 미성년자 보호 조례 개정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스크립트 킬, 방 탈출 게임 등이 주요 관리 감독 대상이 됐다. 베이징시가 이러한 청소년 게임에 단속의 칼을 빼든 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우선 하드웨어적인 측면이다. 일반적으로 게임 장소의 공간이 협소하다. 또 공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소리, 빛, 전기 등 특수효과를 설치하고, 실내가 어두워 청소년들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잠재적 위험도 있다. 게임 속 원한, 복수, 증오 등의 부정적인 내용들이 아직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오프라인 게임 경영자들은 국가와 해당 도시의 관련 규정에 따라 이러한 콘텐츠가 미성년자들의 연령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 해당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적정 연령을 설정하고 게시해야 하는데, 기준에 맞지 않는 미성년자는 입장을 금지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2021년 6월 1일부터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보호 대상으로 한 새로운 미성년자보호법(未成年人保護法)이 시행됐다. 개정된 미성년자보호법 제4장은 미성년자에 대한 사회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가 빈번하게 접촉하는 다양한 매체에 관한 규정도 있다. 구체적으로 국가는 미성년자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되는 도서, 신문, 영화, 방송 TV 프로그램, 무대 예술작품, 음악 영상제품, 전자출판물과 온라인 정보 등의 창작, 출판, 제작과 방송을 장려해야 하며(제48조), 동시에 음란, 애정, 폭력, 사교, 미신, 도박, 극단적인 선택의 암시, 테러, 분열주의 등 미성년자의 심신 건강에 위해가 되는 콘텐츠의 제작, 복제, 출판, 반포와 방송을 금지할 것(제50조)을 규정하고 있다.

‘내용’은 문화 산업의 핵심이다. 중국의 문화 산업은 1900년대 국공내전과 1949년 신중국 수립을 거치는 동안 이념과 체제 선전의 도구가 됐지만, 이후 시장 논리, 이윤의 개념이 투입되면서 현대적인 문화 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 과정 탓에 지금도 중국은 문화의 내용에서 사회주의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향을 보인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게임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노력과 사회주의적 가치, 청소년들을 위한 건전한 콘텐츠 개발 및 보급, 유해 콘텐츠 차단 등을 조화시키려는 노력은 중국 등 많은 나라가 고민하는 문제다. 미성년자를 유해한 내용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중국의 미성년자보호법이나 베이징시 조례는 국적을 불문하고 부모의 마음을 담고 있는 법규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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