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 5개월..관람객들에게 들어보니
지난 5월 10일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가 개방 5개월을 맞이했다. 10일 기준 누적 관람객 수는 212만 9713명을 기록, 5개월 만에 2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람객들이 다녀갔다. 지난해 경복궁의 연간 관람객 수가 약 108만 명인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이례적인 수치다.
74년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청와대는 영빈관, 본관, 관저, 춘추관 등 주요 건물의 내부가 공개되면서 보다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개된 건물 내부에서도 촬영이 가능해 청와대 방문을 인증하기 위한 특별한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이제는 누구나 한번쯤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국민명소가 된 청와대. 지난 6일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을 만나봤다.
청와대의 첫 인상이 무척 좋았다는 이가람씨(29)는 “뉴스를 통해서만 봤던 청와대 내부가 개방되고 사진 촬영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언제 기회가 또 생길지 모르니까 꼭 와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씨는 또 “간이화장실이 여러모로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돼 있어 다행”이라며 “커가는 아이들이 체험학습으로 올 수도 있을텐데 지금보다 앞으로 더 해설이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체험학습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학교 단체관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양천중학교에 재학 중인 강유진 학생(16)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게 돼 다행히 교통이 불편하진 않았다”며 “관저가 무척 멋있었고 내부를 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는 특별한 곳”이라며 “지금까지 들어오지 못했고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 친구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빈관의 샹들리에가 무척 인상깊었다는 이민혜씨(33)는 “다니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고 무척 잘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관저를 올라갔을 때 공기도 너무 좋고 탁 트여있어 좋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 씨는 “한 번쯤 올만 한 곳으로 주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며 한번 이상 청와대를 둘러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경복궁 관람객들처럼 한복을 입고 청와대를 찾은 관람객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한복을 차려입고 방문한 이희선씨(40)는 “볼 수도 올 수도 없었던 곳이라서 꼭 와보고 싶었다”며 “실제 눈으로 보니 확실히 더 넓은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개방이 된 지금 기회가 될때 빨리들 오셔서 보라고 하고 싶다”며 “나라의 모든 큰 일을 치렀던 곳이자 의미있는 장소이기에 학생들에게도 좋은 교육자료가 될 것 같다. 다녀보니 외국인들도 많이 좋아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함께 한복을 입고 청와대를 찾은 김현여씨(33)도 “그동안 실제로 볼일이 없었으니까 분명 조금 색다르긴 하다”며 “부모님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친구들과 와도 좋지만 부모님과 오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여 전했다.
3살 아이와 함께 청와대를 찾은 배태우씨(33), 김수연씨(34) 부부는 “본관이 아무래도 제일 상징적인 공간이다보니 집무실이 가장 인상깊었다”며 “청와대 전체를 꼭 보고 싶었는데 보지 못했던 곳을 실제로 보니 무척 좋았다. 어린 아이와 함께 다녔지만 크게 불편한 점이 없었을 만큼 어려운 점 없이 잘 관람할 수 있었다”고 청와대 관람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데이트 코스로 청와대를 찾은 김선영씨(39)는 “청와대의 매력이라면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겠지만 그동안 들어가 볼 수 없었던 구중궁궐 같은 미지의 공간을 내가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저보다는 부모님께서 더 좋아하셨을 거 같은데 다음에 꼭 모시고 한 번 더 와봐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잘 관리되어서 많은 국민들이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이 일하고 머무른 곳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그간 안내판과 휴게의자, 그늘막 등을 신설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왔다. 특히 6월 12일부터는 일일 관람인원을 하루 4만 9000명으로 확대하고 영빈문과 정문, 춘추문 인근에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설치하는 동시에, 주말과 공휴일마다 ‘청와대로 차 없는 거리’를 계속 시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추진단은 청와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이곳에서 보다 더 특별한 경험을 얻고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주말마다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를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청와대가 이제 누구나 갈 수 있는 친근한 국민명소가 됐다. 개방 5개월을 맞이하는 동안 봄, 여름에 이어 가을로 물들어가는 청와대에서 한국 현대사도 경험해보는 이색적인 추억을 쌓아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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