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축구장 22개 부지 재활용 클러스터·로봇개 투입..탄소중립 달려가는 SK이노베이션

2022. 10. 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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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
울산 CLX에 2027년까지 5조 투자
탈탄소 에너지 체질 개선 박차
SK 울산 컴플렉스 내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라스터 부지. [SK이노베이션 제공]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지난 6일 찾은 SK 울산 컴플렉스(CLX). 축구장 22개 넓이의 6만5000평 부지에 땅을 고르는 사전 정지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 2025년 하반기면 ‘도시 유전’을 꿈꾸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가 들어선다.

미래에너지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나선 SK이노베이션은 1조7000억원을 들여 연간 폐플라스틱을 25만t 처리할 계획이다. 폐플라스틱을 세 가지 공정을 통해 새 플라스틱 또는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만든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구상이다. 이같이 3개의 플라스틱 재활용 공정을 한데 모은 건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플라스틱을 잘게 쪼개어 만드는 기계적 재활용이 아니라 화학적 재활용을 한다는 점이 특정이다. 먼저 수거된 폐플라스틱 중 폴리프로필렌의 경우 연 7만3000t을 투입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으로 재탄생시킨다. 페트는 연 9만t을 해중합 과정을 거쳐 신재 페트를 생산할 수 있다. 회수율은 80~90%로, 각각 미국의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와 캐나다 루프와 협업을 통해 이뤄진다. 이외에 분류되지 못한 플라스틱 및 비닐 등은 연 6만t가량 SK이노베이션의 자체 기술을 통해 열분해를 거쳐 석유화학 공정에 정제유로 투입된다.

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는 기존 생산공장 대비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플라스틱 순환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일환이라는 게 SK지오센트릭의 설명이다. 박천석 SK지오센트릭 GT1 프로젝트리더(PL)는 “통상 폴리프로필렌공장에서 연산 30만~50만t을 생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마진이 적지만 플라스틱이 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이라며 “원유에서 에틸렌, 프로필렌, 중합하는 일반적인 플라스틱 생산공정 대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 울산 컴프렉스의 제1고도화시설 통합조정실. [SK이노베이션 제공]

같은 날 울산 CLX 내의 제1고도화시설 통합조정실. 이곳에서는 제5상압증류공정(CDU), 제1잔사유 탈황설비(RHDS), 제4황회수시설(SRP) 제1중질유분해시설(RFCC) 등 4개의 생산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운전원들이 4조2교대로 24시간 근무하며 이상 상황을 감지한다. 특히 지난 5일부터는 적외선카메라를 장착한 로봇개를 공정에 투입해 공장 내 상황을 감지하는 등 신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탄소절감을 위한 설비 전환 및 신·증설의 일환이다.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은 울산 CLX에 대한 안전·보건·환경(SHE) 분야에 대한 투자까지 총 3조원을 2027년까지 투자할 예정이다. 정동윤 SK에너지 제1고도화시설 생산2담당은 “탄소배출 개선 공장으로 지목받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도입해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탄소배출량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63년 울산 공장 건설 당시 모습. [SK이노베이션 제공]

국내 최초 정유공장을 세운 SK이노베이션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대한민국 최초로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울산산업단지도 함께 환갑을 맞았다. 지난 60년간 이들은 함께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1962년 공업센터 지정 당시 울산의 수출 실적은 26만달러였으나 지난해 743억달러로, 28.6만배 증가했다. SK 울산 CLX는 역시 일 3만5000배럴에서 84만배럴로 정제능력을 키워내며 세계 3위 규모의 시설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탈탄소가 뉴노멀이 된 시점에 울산시와 SK 울산CLX는 국내 최대 수출거점이자 산업수도로서의 영광을 뒤로한 채 탈탄소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의 출발점에 함께 섰다.

노동완 울산시 혁신산업국장은 “울산산업단지 지정된 60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울산시민과 기업이 함께 호흡하면서 성장해왔다”며 “SK가 꿈꾸는 탈탄소경제가 울산시가 표방하는 정책목표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유재영 울산 CLX 총괄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중심의 공정 개선, 연료 전환 등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탄소감축과 관련된 신기술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을 둔 친환경 소재 & 리사이클 리딩플랜트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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