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새겨진 평안 '안녕을 위하여'
안녕하세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주고받는 인사말 ‘안녕’.
평소에 이 두 글자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의식하며 인사를 나눈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혹은 헤어질 때 무의식적으로 인사를 해왔을 뿐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우리는 이 두 글자를 잃어버렸다. 그러는 동안 그저 인사말인 줄 알았던 안녕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인사말을 넘어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극히 걱정하며 나아가 인류의 행복한 내일을 염원하는 큰 의미도 갖고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이 책은 우리를 힘들게 했던 지난 시간동안 영화가 오락이 아닌 하나의 이정표로 기능하기를 바라며 꾸준히 영화 이야기를 해온 이승연 작가가 영화와 그 이해를 돕는 책을 함께 소개한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온기를, 사유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질문을, 재미가 절실한 사람에게는 웃음을, 일침을 요하는 사람에게는 죽비를 건네기 위해, 영화가 자신을 구원해주었던 것처럼 모두에게 삶을 지탱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상실과 이별/생존과 일상/인간과 연대/사람과 사랑’라는 4가지 주제로 스무 편의 영화와 책 이야기를 들려준다. 팬데믹 시기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살았는지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사유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안녕을 위하여’라는 이 책의 제목대로 이제 지난날의 고통 그리고 그 고통을 야기했던 우리들의 모습과 작별하고, 내일의 평안이 찾아오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안녕(peace)을 위해 안녕(good-bye)을, 하여 우리 모두 이전처럼 얼굴을 마주보며 반갑게 안녕(hello)할 수 있도록 이제 너와 나, 우리의 모든 안녕을 위한 책 ‘안녕을 위하여’를 본격적으로 만날 시간이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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