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 대표 경쟁 격화..'1위는 나야 나'

정대연 기자 2022. 10. 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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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김옥길기념관에 마련된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대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강점을 뽐내는 동시에 상대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11일 자신과 함께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안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전당대회 흥행이 필수라며 “유승민·나경원 두 분 모두 출마하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유 전 의원을 ‘개혁보수’, 나 전 의원을 ‘전통보수’로 규정짓고 자신의 강점은 “중도확장성”이라고 자부했다. 인지도가 높은 여당 인사들과 자신을 나란히 위치시켜 강점인 대중성을 부각시킨 전략이다. 안 의원은 유 전 의원은 ‘보수의 신뢰 회복’이, 나 전 의원은 ‘확장성’이 숙제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김기현과 함께하는) “미디어, 미래를 위한 개혁” 大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의원이 언급도 하지 않은 김기현 의원이 곧바로 반응했다. 김 의원은 이날 SNS에서 “총선 승리라는 지상목표를 공유하고 계신 안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차기 당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해서는 안 된다”며 안 의원·유 전 의원 등을 압박했다. 김 의원은 최근 안 의원의 잦은 당적 변경 이력과 야당 지지자들의 유 전 의원 여론조사 역선택 문제를 거론했다. 인지도 높은 정치인을 때려 자신의 낮은 인지도를 높여보려는 전략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다수 여론조사에서 차기 국민의힘 대표 적합도 1위로 나오는 유승민 전 의원은 역선택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9일 대구·경북에서도 차기 대표 적합도 1위를 했다는 여론조사 내용을 SNS에 공유했다.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을 때, 유승민>이란 제목의 칼럼을 공유하며 제3지대로서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11일에는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국민 사과와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합리적 개혁보수·반윤(석열) 주자 입지를 굳히기 위한 걸로 보인다.

지난 8월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은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경원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자신이 1등이라고 강조하며 유 전 의원을 견제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는 항상 제가 1등”이라며 전당대회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유 전 의원의 윤 대통령) 언급은 조금 과하다. 정치적 계산에 의한 건지, 본심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대통령실 직보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이 자초한 일이다. 이해 못 할 일”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자신이 “반윤은 아니”라면서도 친윤으로 규정짓지는 않았다.

이들 외에도 여러 의원들이 당대표 도전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최근 김기현 의원이 안철수 의원의 창당·합당·탈당 이력을 공격한 것에 대해 “나가도 너무 나갔다. 이번 비판은 반칙”이라고 끼어들었다.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권성동 의원은 당권 경쟁에 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거친 언사를 앞장서 쏟아내는 중이다. 조경태 의원은 특정 세력에 치우치지 않은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등 혁신 이미지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당권주자는 아니지만 중앙정치 관련 언급이 잦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SNS에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을 싸잡아 비판하는 듯한 글을 썼다. 홍 시장은 “배신 경력 있는 사람은 가라. 이미지 정치인은 더 이상 나오지 마라. 소신 없는 수양버들은 가라”며 “악역도 마다않고 배신도 안 하고 강력한 리더십도 있는 제대로 된 당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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