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 "어떤 시장안정 조치도 취할 수 있다"..횡령사고에 머리 숙인 은행장

최희진 기자 2022. 10. 1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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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과 관련해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시장이 급변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불안이 극도화된 상황에선 어떤 시장 안정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공매도 금지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주현 금융위원장뿐만 아니라 저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이 일치단결한 마음으로 시장 불안정에 대응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있고 실시간으로 소통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7월 불법 공매도 대책을 발표한 후 무차입 공매도나 공매도와 결합한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여러 가지 내부 점검을 하고 있다”며 “일부 증권사는 최근 검사를 마쳤고 지금 검사가 진행 중인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책의 효과는 시행한 이후에 모양이 나올 테니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제도 개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또 가계부채 관리에 관한 질의를 받고 “양적 완화가 지속되던 시기에 조금 더 향후 양적 긴축 내지는 금리 인상 기조가 있을 것을 전제해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는 아쉬움에 대해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국내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가계부채 축소라든가 가계부채의 구성, 성질을 변화시켜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금융당국이 절실하게 못 느꼈던 게 사실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 당국을 대표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빗썸 관계사 경영진의 불법행위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는 “최근 몇 년간 실질적으로는 공모이면서 사모 투자조합 형태로 해서 규제를 회피하고 일반 피해자들에게 영향을 끼친 사례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불공정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어야 했는데 미진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독일 헤리티지DLS펀드 피해와 관련해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관련 자료들이 해외에 있고 자료 수집 과정에 애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보니 사실관계가 조금 더 면밀히 확정되면 챙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왼쪽)이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동순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국감에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동순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이 출석해 금리인하요구권, 횡령 사고, 내부통제 제도, 이상 외환 송금 등에 대한 질의에 답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코로나19에 확진돼 불출석했다.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던 우리은행의 이 은행장은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머리를 숙였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횡령 사고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징계위원회에서 면직 처리를 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일벌백계하겠다는 자세로 분위기를 잡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내부통제와 관련해 지점 단위, 본점 단위로 연구를 많이 해서 제도 개선에 반영하자고 업권과 얘기 중”이라며 “은행에 내부통제기준의 마련 의무를 부과하는 것만 아니라 관리, 준수에 대한 의무도 두어야 하는 게 아닌지, 연구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의 금리 인하요구 수용률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선 “금융기관별로 수용 기준이 들쭉날쭉하다. 절차 기준은 업권의 자율협약으로 하든 우리가 마련하든 챙겨봐야 할 문제”라며 “금융기관도 금리 인상기에 취약층을 배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개선책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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