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총 쐈다"던 '대전 은행 강도살인사건' 피고 1명, 일부 범행 부인..재판 연기

대전지법·대전고법 전경. 강정의 기자

21년 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의 피고인 중 1명인 A씨(52)가 일부 범행을 부인하면서 예정됐던 재판 일정이 연기됐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50)의 첫 공판기일을 10월 12일에서 다음달 4일로 변경했다고 11일 밝혔다.

공판기일이 변경된 이유는 A씨 측이 일부 범행에 대해 부인하면서 국선 변호인이 변경되는 데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A씨와 B씨의 공동 변호인은 최근 재판부에 “A씨의 혐의 부인으로 피고인 간 이익이 상충함에 따라 이승만씨 측의 새로운 국선변호인 선임과 함께 기일 변경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A씨는 당초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은행 출납 과장인 C씨(당시 43세)를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공범인 B씨의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열릴 첫 공판에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의 동의 여부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2001년 12월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C씨를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을 탈취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범행 당시 사용한 총기는 같은 해 10월15일 0시쯤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것이었다. 이 사건은 최근까지 장기 미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범행에 사용된 마스크와 손수건에서 검출했던 DNA를 2015년 충북 지역 불법 게임장에서 발견된 DNA와 대조·분석해 지난 8월25일 이들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경찰에 붙잡힌 것은 사건 발생 후 7553일만이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