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매일 '신고가'..아르헨 염호 증설 포스코, 공장 짓겠다는 테슬라

김상범 기자 2022. 10. 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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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가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포스코홀딩스 제공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자 배터리 소재 및 전기차 회사들의 ‘리튬 구하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염호의 리튬 공장 증설계획을 앞당기기로 했다.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들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추기 위해 북미·유럽·호주 등지의 리튬 광산에 투자하거나 직접 공장을 짓는 계획까지 거론하고 있다.

11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순도 99% 탄산리튬 국제 거래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당 501.5위안(약 1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1.42% 오른 가격으로, 순도 99% 탄산리튬 가격이 ㎏당 500위안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10월(173위안)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이보다 조금 더 순도가 높은 99.5% 탄산리튬 가격은 이미 지난달 t당 50만위안(9982만원)을 돌파해 현재 51만위안 선을 웃돌고 있다.

순도 99% 탄산리튬 가격 추이. 한국광해광업공단 제공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리튬의 가격이 이처럼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요는 치솟는데 공급은 부족해서다. 중국·북미 등지에서 전기차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올 여름 리튬 최대 산지인 중국 쓰촨성에 전력난까지 닥쳐 정제공장이 일시적으로 멈추면서 공급량은 줄었다.

지난 8월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도 크다. 이 법은 중국산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에 배터리 업체들의 북미지역 투자가 대거 늘어나 중국 외 공급망을 찾으려는 수요도 점증해 리튬 값은 더 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튬 공급을 담당하는 국내 기업들도 설비 증설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아르헨티나 살타주 옴브레무에르토 염호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2단계 투자사업을 이사회에서 승인받았다고 11일 밝혔다.

2018년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말 8억3000만달러의 1단계 투자를 단행해 오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리튬 공장을 이미 짓는 중이다. 이날 이사회 결정은 같은 염호에 설비를 추가하는 2단계 투자로, 약 10억9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가 투입된다. 오는 2025년 하반기 준공될 이 공장도 연산 2만5000톤의 수산화리튬을 뽑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전기차 약 60만대에 사용될 수 있는 규모다.

2단계 투자는 내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포스코홀딩스는 증설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IRA 시행에 따라 글로벌 2차전지 기업들의 북미 투자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국내외 고객사들의 리튬 공급 확대 요청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내년 계획돼 있던 2단계 사업을 앞당겨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리튬은 광석에서 추출하는 광석리튬과 염호에서 추출하는 염수리튬으로 나뉜다. 염수리튬 생산을 위해 해외 염호에 직접 투자하는 회사는 국내에서 포스코홀딩스가 유일하다.

직접 ‘중국 외’ 리튬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SK온은 지난달 호주 광산업체인 ‘글로벌리튬’으로부터 리튬 정광(불순물을 제거한 광석)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동안 배터리 업체에 맡겨 왔던 리튬 등 핵심광물의 수급에 완성차 기업들이 직접 뛰어드는 모습도 보인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8월 미국 광산업체 리벤트와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1억9800만달러를 선불로 지급하기로 했다.

일부 업체들은 광산이나 제련공장에 눈독을 들이기도 한다.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독일 라인강 일대에서 리튬을 채굴하는 벌칸에너지의 지분 8%를 사들여 2대 주주에 올랐다. 테슬라는 최근 미 텍사스주에 리튬 정제시설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리튬에 대해 “새로운 석유” “(리튬 사업은)돈 찍어내는 면허증”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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