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전 일대 차량 9대에 불지른 30대 여성에 징역 5년 구형

기사내용 요약
피고인, 무죄 주장하며 치료감호 요청…재판부 "양립 불가능"
檢, 피고인에게 1심과 같은 징역 5년 구형…다음 달 8일 오후 2시 선고

30대 여성이 길가에 주차된 차량에 불을 질러 차량에서 불이 나고 있다.(사진=대전경찰청 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대전 시내를 돌아다니며 차량 9대에 불을 지른 30대 여성에게 검찰이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재오)는 11일 오후 231호 법정에서 일반자동차 방화 혐의로 기소된 A(38·여)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구형에 앞서 이날 A씨의 조서를 작성했던 경찰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증인은 경찰서로 찾아온 A씨의 어머니에게 범행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여줬고 영상에 나온 사람이 A씨와 일치한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영상에 찍힌 옷의 행방을 물었고 A씨의 어머니는 옷을 집에서 가져와 제출했으며 증인은 이를 사진으로 촬영한 뒤 다시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일치한다고 한 사실이 없고 비슷하다는 취지로 답했으며 경찰이 영상에 나온 옷을 가져가기 위해 자신과 어머니의 허락 및 영장 없이 집에 들어와 옷을 가져갔다고 반박했다.

특히 무죄를 주장하며 유죄 선고 시 치료감호를 고려해달라는 피고인 측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 정신적 장애가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양립할 수 없는 주장이다”라며 “범행을 인정하는 경우 치료감호 청구를 검토하라고 권유할 수 있지만 이것은 유죄를 전제로 해야 하므로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의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구형 절차에서 검찰은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CCTV에 나타난 범인의 인상착의가 피고인의 인상착의와 유사하다는 사실만으로 유죄가 선고됐다”라며 “합리적 의심이 완벽하게 사라졌다고 볼 수 없어 무죄가 선고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A씨 역시 “처음부터 CCTV 영상이 불충분하다는 주장을 했고 왜 그런 사건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왜 저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고 오해하는지,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고 교도소에서 선고받은 기간만큼 보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 있어 감형을 말씀드리기 위해 치료감호 등을 요청한 것이다”라고 변론했다.

재판부는 색안경 없이 제출된 증거만으로 유·무죄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A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8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1월 2일부터 14일까지 대전 일대를 돌아다니며 한적한 장소에 주차된 차량 9대에 불을 지르고 또 다른 차량 4대에 불을 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다.

당시 불을 지르기 위해 범퍼 사이에 종이를 꽂은 뒤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CCTV 속 인물의 인상착의, 키, 체형, 머리모양 등이 피고인과 동일인이라고 보이며 범행 동선 등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이 맞다”라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일부 범행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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