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성폭행' 오해로 동료 살해한 40대 공무직원..징역 24년 구형

피고 "내가 친구 죽였다"며 스스로 신고
검찰 "피고인 자백했지만, 피해자 유족 용서 못 받아"

아내 성폭행 오해해 동료 살해한 공무직 직원. [연합뉴스]

직장 동료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오해한 나머지 흉기로 찔러 살해한 40대 공무직 직원에게 검찰이 징역 24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1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한 인천 옹진군청 소속 공무직 직원 A(49) 씨에게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A씨는 올해 7월 12일 오전 0시 5분쯤 인천시 옹진군 한 섬에서 동료 직원 B(52) 씨의 복부 등을 3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사건 발생 전 자신의 집에서 일행과 함께 술을 마실 당시 아내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오해했다. A씨와 B씨는 면사무소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사이였다.

A씨는 술에 취해 4㎞가량 차량을 몰고 B씨에게 찾아가 범행한 뒤, "내가 친구를 죽였다"며 112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오해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도 참고인 신분 조사에서 "성폭행을 당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자백했지만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흉기를 이용해 범행했고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 경위와 방법 등을 보면 다시 살인을 저지를 위험이 있다"며 재판부에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피고인이 한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큰 고통 준 점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가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저에게 주어진 남은 삶은 참회하며 살면서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울먹였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