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엽 부산창업청 설립 추진단장 "정책기능 살려 혁신 선도"
기사내용 요약
"부산시 매년 250억원 이상 출자해 4년 내 ’1조원 대 공공 펀드‘ 만들어야"
"부산 해변가 가득 메우고 있는 아파트 자리에 오피스 건물 들어섰어야"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부산창업청 설립은 박형준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박 시장은 창업청 설립으로 부산을 아시아 창업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박 시장에게 창업청은 기존 여러 기관에서 해오던 창업관련 업무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창업도시의 구현을 통해 일자리 문제와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음으로써 부산을 통째로 바꿔 보겠다는 큰 꿈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0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기술창업타운(센탑)에서 부산창업청 설립 추진단 발대식이 열리고 두 달 가까이 흐른 지난 7일 오후 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성희엽 단장을 센탑에서 만났다. 성 단장은 오는 11월 22일 열리는 ‘아시아 창업 엑스포’(FLY ASIA 202) 준비에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성 단장이 강조한 것은 ‘혁신’과 ‘돈’ 두 가지였다. 성 단장은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기능이 허약해진 현재의 부산에서 창업청부터 정책기능을 살려 부산 전체의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대기업의 하청구조가 대부분인 부산의 기업은 대기업이 시키는 것 이상을 해내기 어렵고, 중앙정부가 기획한 일을 던져주면 집행하는 수준으로는 공공부분에서도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하고 “지역에 맞는 정책을 연구·기획·집행하고 스스로 평가까지 해서 피드백하는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니체의 망치‘를 언급하면서까지 부산의 ’혁신성‘을 강조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한 때 우리나라 수출의 30%를 차지하던 부산이 경공업 중심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이행할 때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DJ정부 때 코스닥 상장했던 몇 개의 기업이 지금은 다 사라져 버렸다”면서 “시나 기업, 교육계까지 잘못 대응한 결과”라고 말했다.
성 단장은 그 하나의 사례로 부산 해변가를 가득 메우고 있는 아파트들을 들었다. 그 자리에 아파트 대신 오피스 건물이 들어섰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오피스 건물에 기업이 들어오고 새로운 사업도 생기고 해야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성공한 창업 기업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는 “부산에는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시드 단계나 프리A단계의 스타트 업들에게 사무실을 주고 겨우 수천만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것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100억원 대 자금이 필요한 단계의 기업들은 서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성 단장은 천억원 대의 대표적인 지역 성공 벤처기업인 ’여기 어때‘, ’국민내비 김기사‘ 등이 모두 서울로 떠나버린 사실을 무척 안타까워 했다.
따라서 그는 부산시가 매년 250억원 이상을 출자해 4년 내 천억원 이상의 자금으로 ’1조원 대의 공공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서울의 VC들과 협력해 500억원 가량도 너끈히 투자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 기업이 엑시트해서 다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성 단장은 “그런 관점에서 엄밀하게 보면 사실 부산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돈의 사용방향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강원도가 210억원을 펀드에 출자하고 광주도 110억원을 투자한데 비해 부산은 52억원에 그쳤다. 투자의 우선순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성 단장은 요즘 베트남과 인도의 창업성공 도시 사례를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 그는 ”아시아에서 살기 좋은 도시 순위를 매기면 부산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데 창업만 떼 놓고 보면 순위가 낮아진다“며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그는 ”창업으로 성공한 인도의 도시들도 불과 10여년 만에 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하고 ”부산도 지금부터 혁신적 정책기능을 통해 창업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tbri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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