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년만에 열린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기업별 구직자 '부익부 빈익빈'

김양혁 기자 2022. 10. 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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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개최..3년만에 대면 행사
오프라인 참가 기업 총 58개..부스는 총 48개
오전부터 구직자 발길 이어져..컨설팅도 인기
대기업 부스 위주 구직자 몰려..구직자 부익부 빈익빈 심화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현장. /김양혁 기자
사이언스조선

국내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가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행사장은 이른 아침부터 휴가 복귀를 앞둔 군인부터 취업 정보를 구하려 지방에서 올라온 젊은 구직자들로 크게 붐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장을 찾지 못했던 구직자들은 모처럼 대면 방식으로 열린 취업박람회를 찾아 채용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이날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총 58곳에 이른다. 일부 기업은 계열사와 함께 공동 채용 부스를 꾸려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참가 기업들이 협회에 제출한 채용 계획을 종합해 보면 총 93개 회사가 이번 행사를 포함해 올 하반기 1900명 규모의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현장. /김양혁 기자

이번 박람회 참석을 위한 사전 등록을 마친 신청자는 1400명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달 7일 오전까지 채용박람회 홈페이지에는 이미 3만4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전용 채용관에 채용공고를 낸 기업은 75개사로, 이날 오전까지 구직자들의 조회 수는 30만건에 이른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나타난 구직 열기가 현장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실제 이날 박람회 개막식인 10시 30분 이전부터 관심 있는 기업 정보를 얻기 위한 구직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행사장에서 만난 권동현(25)씨는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의 기업에 관심 있어 박람회를 찾았다”며 “현장에서 직접 오니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현장. 구직 중인 권동현(25)씨가 웃으며 촬영하고 있다. /김양혁 기자

서류 전형에 합격한 이후 면접 과정에서 도움을 얻기 위해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도 눈에 띄었다.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컴퓨터활용능력이나 다른 자격증은 참고 사항일 뿐이며 토익 점수도 딱히 커트라인을 두고 있지 않다”며 “신입이면 당연히 모르는 게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면접에선 솔직하게 대답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군복을 입은 예비 전역자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이날이 휴가 복귀 일이라는 강지훈(27)씨는 “오후 부대로 복귀하기 전에 시간을 내서 박람회를 찾았다”며 “2024년 석사 수료 예정인데 그전에 관심 있는 기업의 정보를 얻고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전역을 앞두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구직자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부스에도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인재원은 현장에서 구직자들의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받아 전문가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15분 간격으로 오후까지 신청자를 받고 있는데, 오전 10시 40분쯤 이미 대부분의 예약이 마감됐다. 부스 내 2명의 컨설턴트는 쉼 없이 들어오는 구직자들의 질문 세례에 숨 돌릴 틈이 없어 보였다.

부스에서 구직자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는 정찬훈 머니앤위크 강사는 “기업들의 수시채용으로 채용공고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며 “채용공고를 항상 살펴보고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과 우대사항을 체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현장. /김양혁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 역시 대기업의 일자리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행사장에선 기업 규모별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나타났다.

구직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은 대부분 이름난 기업들이었다. 한미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종근당, 메디톡스, 대웅제약, 유한양행, GC녹십자 등의 부스에는 채용 관련 문의를 위한 줄이 길게 늘어 서 있었다. 반면 중소 제약사 부스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현장. /김양혁 기자

국내 한 대형 제약사 채용 담당자는 “사전 신청에만 구직자 150명이 몰렸다”며 “현장에서도 지속해서 문의가 이어져 오후가 되면 현장 담당자들이 녹초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또 다른 대형 제약사 담당자 역시 “사전 신청자가 한정돼 있었는데 현장에서 추가로 상담을 요구하는 이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난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비롯해 이정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장, 박광택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원장 직무대행, 김용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해 구직자들을 격려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과 윤성태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 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 오정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도 현장을 찾았다. 기업에서는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이삼수 제뉴원사이언스 대표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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