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의 WS 우승 꿈 날아갔다.. '최강 원투펀치' 뉴욕 메츠의 눈물

박강현 기자 2022. 10. 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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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시즌 101승 기록하고도 일찍 짐 싸
셔저·디그롬 조합 계속 볼 수 있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뉴욕 메츠는 10일 미국 뉴욕주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2 MLB(미 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NLWC·3전2선승제) 3차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0대6으로 패했다. 메츠는 앞서 1차전에서 1대7로 패했지만, 2차전에선 7대3으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마지막 3차전에서 무릎을 꿇으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진출에 실패하고 포스트시즌 ‘가을 야구’를 마감하게 됐다.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MLB 정규 시즌 101승(61패·승률 0.623)으로 막강한 전력을 과시한 메츠는 1995년 디비전시리즈가 시행된 이후 100승 이상을 기록한 팀 중 유일하게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한 구단이 됐다.

뉴욕 메츠의 맥스 셔저(왼쪽)와 제이컵 디그롬. /AFP연합뉴스·로이터뉴스1

◇최강 원투 펀치 앞세웠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꿈 무산

메츠는 올해 유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였다. 타선엔 내셔널리그 타격왕 제프 맥닐(0.326)과 타점왕 피트 알론소(131점) 등 능력 있는 야수들이 즐비했다. 무엇보다 마운드엔 리그 최강의 ‘원투 펀치’로 꼽히는 맥스 셔저(38)와 제이컵 디그롬(34)이 버티고 있었다.

셔저는 올스타 선발 8회(2013-2019, 2021),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 3회(2013, 2016, 2017) 수상에 빛난다. 메츠가 올 시즌을 앞두고 3년에 1억3000만 달러(약 1865억 원)를 투자해 영입했다. 올 시즌 빼어난 성적(11승5패·평균자책점 2.29·탈삼진 173개)을 올리며 이름값을 했다.

디그롬은 2014년 메츠에서 데뷔했다. 지난해 7월 부상 이후 올해 8월에 돌아왔다. 올스타에 4회(2015, 2018, 2019, 2021) 선발됐고, 사이영상을 2회(2018, 2019) 수상했다. 복귀 후 시속 163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고 준수한 성적(5승4패·평균자책점 3.08·탈삼진 102개)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메츠 팬들은 이들이 1986년 이후 36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혹시나’는 ‘역시나’로 바뀌었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 선발로 나선 셔저가 4와 3분의 2이닝 7피안타(4피홈런) 7실점으로 무너지며 경기를 내줬다. 디그롬은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존심을 챙겼지만, 3차전에서 메츠가 지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물론 포스트시즌 한 경기만으로 이들의 역량을 재단해선 안 된다. 하지만 ‘셔저-디그롬’ 조합이 작성할 역사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컸다. 현지 매체 콜드 와이어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메츠의 운명은 셔저와 디그롬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셔저와 디그롬, 내년에 볼 수 있을까

최강 원투 펀치가 내년에도 호흡을 맞출 것이라고 현재 단언할 순 없다. 디그롬의 이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그롬은 2019시즌을 앞두고 메츠와 5년 1억3750만 달러(약 1972억 원)에 연장 계약을 맺었지만, 올 시즌 종료 후 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취득하는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다.

올해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던 디그롬의 옵트아웃 실행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간절한 그가 메츠 외에 LA다저스나 뉴욕 양키스와 같은 초호화 군단에 입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곧 30대 중반에 접어들 디그롬에겐 유력 우승 후보팀과 마지막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디그롬이 팀에 잔류할 수도 있다. 2014년 메츠로 데뷔해 원팀맨으로 뛰어온 그는 메츠의 얼굴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다. 올해 101승을 일군 동료들 대부분이 내년에도 그대로 메츠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도 높다. 낯선 곳보단 익숙한 곳에서 ‘한 번 더’를 시도할 수 있다.

디그롬은 메츠가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직후 ‘메츠로 돌아올 것이냐’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모르겠다. 나는 계약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지난 4월부터 이어져 온 시즌을 마치고 메츠의 스토브리그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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