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 바닥에 흘린 참기름 닦고 신문지도 덮어뒀는데 '꽈당'..업주 처벌 받을까

기사내용 요약
신문지 깔아뒀지만 미끄러져 요추 골절
法, 업무상과실치상 인정…"주의의무 위반"
"뷔페 특성상 의자·안전표지 등 썼어야"

[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손님이 뷔페에서 바닥에 흐른 참기름으로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었다면 업주에게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될까. 법원은 업주가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보고 벌금형 선고유예 판단을 내렸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신성철 판사는 최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은 뷔페 운영자 A(56)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는 서울 성동구의 한 뷔페 운영자로, 지난해 7월16일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피해자 B(57)씨가 바닥의 참기름을 밟고 넘어져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점심시간 뷔페를 찾아 식사하던 피해자는 바닥에 흐른 참기름을 밟고 미끄러졌고, 약 56일간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요추 골절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뷔페의 직원들은 누군가가 흘린 참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화장지와 신문지로 바닥을 닦았고, 기름때제거제를 뿌린 후 걸레질을 하고, 기름이 흐른 부위를 신문지로 덮어뒀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최선의 조치를 다했기 때문에 안전 주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B씨가 넘어진 후 6분 동안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식당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인정했다.

신 판사는 "B씨가 넘어진 후 6분 동안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A씨의 직원들이 손님들에게 참기름이 있는 주변에 오지 말 것을 말하고 다녔으나 혼잡한 식당 내에서 제대로 전달됐을지 의문이고, 실제 다른 손님들도 주변을 지나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뷔페식당의 특성상 신문지를 까는 것 이외에 의자나 안전표지 등 손님의 주의를 환기할 다른 방법을 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신 판사는 또 "뷔페식당의 특성상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놓는 것만으로는 손님들에게 충분한 주의를 환기하기 어려워 보이고, 그 부근에 의자나 안전표지 등을 놓거나 직원을 배치하는 방법 등 손님에게 주의를 환기할 다른 방법이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해 A씨에게 식당의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사건 당시 손님의 부상 방지를 위해 어느 정도 조치를 했던 점 등을 감안해 선고를 유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