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고궁 내 수유실 '영유아 동반한 남성도' 이용 가능

고궁 내 수유실에 여성·유아만 출입 가능한 것은 차별이라는 진정이 접수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조사를 진행하던 중 문화재청이 관련 사항을 시정하기로 했습니다.

남성 관람객도 영유아를 동반하면 고궁 내 수유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11일 밝혔습니다.

앞서 창경궁을 관람하던 A 씨는 영유아를 동반해 수유실을 이용하려다가 남성이라는 이유로 제지당했습니다.

이에 A 씨는 올해 3월 고궁 수유실을 여성과 영유아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인권위 진정을 계기로 문화재청은 0∼2세 영유아를 동반한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성별과 관계없이 전국 고궁 수유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전했습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 2018년 수유 목적과 무관한 남성 관람객이 수유실에 출입해 민원이 발생하자 남성 수유실 출입을 제한해왔습니다.

이후 문화재청은 창경궁 내 수유실 안내 문구를 기존 '엄마와 아기만의 공간'에서 '영유아(0∼2세)를 동반한 관람객'으로 변경했습니다.

창경궁 내 수유실 이용 안내 문구 수정 전(왼쪽) 수정 후(오른쪽)

또, 오는 2026년까지 창경궁 편의시설 정비 공사를 통해 수유공간을 최소 2곳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며 창경궁뿐 아니라 남성 수유자가 전체 궁능 수유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분리해 마련하고 안내 문구를 교체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고궁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도 시행할 예정입니다.

인권위는 "문화재청이 진정사건 조사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차별행위를 시정한 데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앞으로도 성평등한 육아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수유실은 각각 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Ⅱ' 바로 옆에, 창덕궁 낙선재 맞은편에, 창경궁 정문 오른쪽 안내센터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중 창경궁 내 수유실은 바로 옆에 있는 안내실로 문의 후 사용 가능하며, 명시된 이용목적(수유 및 기저귀 교환) 이외의 경우(촬영용 의상 환복 등) 이용이 제한됩니다.

수유실 위치 창경궁 창덕궁(왼쪽), 고궁박물관(오른쪽)

(사진=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