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더' 이준익 감독 "신하균-한지민 눈빛 보고 멍해져" 19년만 마법같은 재회 [종합]

박설이 2022. 10. 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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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설이 기자]신하균과 한지민이 19년 만에 재회, 이준익 감독과 만나 멜로 케미를 펼쳤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의 제작발표회가 11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준익 감독, 배우 신하균, 한지민, 정진영이 참석했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 ‘욘더’를 마주한 다양한 군상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이준익 감독의 첫 휴먼 멜로 도전작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신하균은 아내의 죽음 뒤 공허한 삶을 이어가는 사이언스M 기자 재현을, 한지민은 재현(신하균 분)의 죽은 아내 이후를 연기한다. 이정은은 사람들을 미지의 공간 ‘욘더’로 안내하는 바이앤바이 운영자 세이렌을 맡았으며, 정진영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된 ‘욘더’를 창조한 뇌과학자 닥터K로 분했다.

신하균은 "세계관이 마음에 들었고, 죽음에 대한 해석이 새로웠고, 이준익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한지민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반면, 계속 대사를 곱씹게 되는 게 있다. 삶과 죽음, 행복에 관해 끊임없이 생각과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오묘하다. 많은 배우들이 감독님과 작업을 추천해줬다"고 '욘더'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준익 감독과 여러 작품을 함께 한 정진영은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작품을 했다. 어떤 대본이든 좋든 싫든 하는 이상한 관계였다. 대본이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했다. SF라고 해서. 사극 같은 걸 많이 한 이유가 그동안 현실에 달라붙은 이야기를 하셨기 때문인데, 어떻게 이 이야기를 그려낼까 궁금했다. 당연히, 하게 됐다"고 또 한번 이준익 감독을 믿게 된 까닭을 전했다.

이준익 감독은 "원작이 2011년에 나왔다. 그때 책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앞서가는 세계관에 반했다. 그때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세월이 지나 OTT 플랫폼이 나왔다. 더 깊이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근미래 설정이고, 휴먼 멜로라고 생각을 안 했었다. SF가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무언가를 설명해야 하지 않나. 그걸 뛰어넘는 무언가는 배우가 설명하는 것이더라"라고 배우들의 호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떠난 이의 기억으로 설계된 세계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는 '욘더'라는 공간을 기획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준익 감독은 "메타버스, 버추얼 리얼리티 같은 단어를 조금씩 알아가다보니 익숙해졌다. 이 작품에서는 크게 세 공간이 나온다. 리얼리티, 가상현실, 가상세계인데 욘더가 가상세계다"며 "욘더는 설정일 뿐, 두 배우의 멜로"라고 단정했다.

죽은 아내를 다시 만날 기회를 얻어 혼란을 겪는 재현을 표현하는 신하균은 "표현을 안으로 담는 사람이다. 액션보다는 리액션이 주다. 동료 배우들에게 많이 기대, 얹혀서 간 것 같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재현을 욘더로 이끄는 이후 역의 한지민은 "전작 캐릭터는 주도적으로 감정을 연기하면 됐다. '욘더'는 재현의 리액션이 너무 중요하다. 보시는 시청자 또한 재현의 감정을 따라가야 하는 작품이라 제 주도적 감정 표출보다 재현이 그렇게 느끼게끔 느끼게 해야 하는 연기를 하는 게 색달랐다. 재현이 그렇게 반응하게끔 하게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죽음을 과학으로 접근하려는 뇌과학자 닥터K를 연기한 정진영은 "이름부터 이니셜이다. 뭔가 숨어있는 인물이고 신비로움을 뿜어야 한다. 죽음을 넘어 사랑을 이어지게 하는 장을 만든 사람이다. 진실성 자체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당신이 죽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제안을 하는 묘한 캐릭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신이 사랑하는 아내든, 자식이든, 부모든 세상을 떠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표현되는데, SF라고 해서 황당할 것 같은데 어찌 보면 현실적이다. 누구나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에 '저런 세상이 있으면 어떨까'하는 궁금증, 바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작 '굿바이 욘더'를 극화한 '욘더', 근미래를 배경으로 설정한 데 이준익 감독은 2032년 근미래를 설정한 데 대해 "가상세계가 현실과 밀접하게 만나게 하는 것이 이 소재의 매력이다. 대부분의 SF가 상황극이지만 이건 심리극이다. 침착하게 주인곡의 내면을 쫓아갈 때 이 이야기에 깊숙이 들어올 수 있다. SF라는 말을 삼가는 이유는 우주선 날아다니고 그런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의 스펙트럼은 그 못지않다"고 '욘더'만의 SF를 설명했다. 이어 "이전 SF 관념과는 다르기에 새롭다"고 자신했다.

10년 후를 묘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이준익 감독은 "장치적 노력보다는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멜로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들이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신하균은 "보시는 분들이 내면을 잘 쫓아와야 한다. '욘더'까지 잘 가게끔 가이드를 해야 했다. 섬세한 감정 변화를 집중해서 보실 수 있도록 염두했다"고 전했다. 한지민은 "욘더에 가기 전까지는 이별하는 부부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연기했고, 가상세계는 상상으로만 그려진 세계이다보니 그 안에서 연기를 어떤 톤으로 해야 할지 어려웠다"며 "그 공간에서의 연기 또한 그를 바라보는 재현이 이후가 진짜인지 아닌지 혼란스러워할 때, 계획한대로의 감정으로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욘더에서 마주쳤을 때는 원래 부부였을 때처럼 현실적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지점에서 욘더를 마주하게 되는 세 배우, 대본에서와 실제 촬영에서는 어떤 차이를 느꼈을까? 신하균은 "실제 촬영 공간이 생각보다 아름다웠다"고, 한지민은 "근미래이고 SF라는 얘기를 들어 새하얗고 가상적인 공간이 그려질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현실적인 공간이고 이질감을 주지 않는, 10년 후에 있을법하게 현실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진영은 "블루스크린에서 연기를 많이 했다. 어느 상황인지 모르고 연기했다"며 "시사를 보며 저 가상의 공간이 왜 그렇게 현실로 느껴졌는지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긴 강이야, 기찻길이야 하면 상상력을 발휘해 연기를 하는데 여긴 뭐가 있는지 몰랐다. 감독님이 설명해도 감독님 머릿속에 있는 거라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충을 전했다.

분위기 좋다고 소문난 이준익 감독의 현장, 이번엔 어땠을까? 신하균 "어려울 수 있는 진중한 소재였는데 촬영 외 시간은 너무나 가벼웠다"고 만족했다. 한지민은 "이정은 선배와 다섯 번째고, 전작을 거의 동시에 촬영영했다.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든든했다. 신하균 선배와 20년 만에 만났지만 꼭 다시 만나고 싶었다. 정진영 선배는 기댈 부분이 많겠으니 저만 잘하면 되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당연히 호흡이 잘 맞았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호흡이 맞을 수밖에 없다. 상대와 교감을 하니까. 너무나 재미있게 찍었고, 이준익 감독 현장이 워낙 즐겁다. 다들 사뭇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준익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며 주인공을 명명하는데 누구를 대입해서 쓰진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모든 역할에는 임자가 있더라. 이번에 그게 너무 다 잘 맞았다"며 "남자 주인공의 내면을 깊숙이 따라가야 이야기의 끝에 도달하는데, 주인공의 진실된 마음이 없으면 따라가기 힘들다. 다른 사람이 생각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지민에 대해서는 "솔직한 배우다. 진실된 마음(신하균)과 솔직한 사람이 만났다. 놀랍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오래 전부터 이준익 감독의 페르소나로 많은 작품을 많이 해온 정진영은 그간 작품과 결이 다른 이준익 감독의 이번 작품에 대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라고 생각해서 어떻게 펼칠까 궁금했는데, 시사 해보니 감독님이 하던 거랑 똑같이 했다, 이 어려운 얘기를 쉽게, 감동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다"면서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데, 너무나 쉽게 감정이입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만, 늘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한다"고 이준익 감독 작품만의 색깔을 설명했다.

죽음을 앞에 둔 지후라는 인물이 욘더로 가게 된 데 대해 한지민은 "죽음에 대한 공포였을 것"이라며 "죽음을 앞두면 영생을 꿈꾸지 않나. 끝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데 '죽음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을 것이고, 기억을 간직하고 싶었을 것이다"고 생각을 밝혔다.

욘더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한지민은 "'내가 재현이라면'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저 역시 가고 싶을 것 같다. 이후였어도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하균은 현실보다 행복할지 모를 욘더라는 세계에 대해 "현실이 고통스러운 분들은 그런 유혹에 빠질 수 있을 거고, 저도 그런 상황이 된다면 그런 결정을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이준익 감독은 '이거다'라고 느끼는 순간이 많았다고.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면 뿌연데 대사를 치는 순간 선명해진다. 빨리 현장 가고 싶다. 여기 앉아있기 싫다"면서 "그런 장면이 도처에 많은데 어떤 상황이 아닌, 감정이 교감하는 찰나다. 클로즈업이 많은 이유는 감정의 스펙터클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모니터로 볼 때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마법 같은 순간이다. 최초의 관객이다"고 감탄했다. 이어 "처음 욘더에 갔을 때, 두 사람이 만나는 눈빛을 보면 머리가 멍해진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 같다"고 명장면을 귀띔했다.

한편, MBC 수목극 '좋은 사람' 이후 19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 신하균에게는 첫 드라마였고 한지민의 첫 주연작이었다. 신하균은 "다시 연기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한 작품을 하고 다시 만나기가 어려운데, 지금 만나려고 기다렸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았다. 그 전에 만났으면 안 좋았으려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지민은 "이준익 감독님 현장에서 만나서 참 좋았다. 20년 전에는 둘 다 엄청 말이 없었다. 처음 주연을 맡아서 어렵고 모든 게 낯설고 버거웠던 시절이었고 선배님도 지금보다 더 말씀이 없으셨는데,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었다. 경력이 좀 쌓이다보니 '그때 신하균 선배님 참 힘들었겠다' 싶더라. 그때 제가 너무 부족했어서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있다 만나서 다행이고, 훨씬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이가 돼서 좋았다"고 재회의 소감을 전했다.

정진영은 다시 만난 이준익 감독에 대해 "똑같다. 변한 게 없다"며 "'황산벌' 때도 신명나게 노는 것처럼 현장을 끌어가셨는데 지금도 똑같다"고 말했다. 정진영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달라졌다. 교감하는 면이 넓어졌다. 뭘 얘기하면 꼬치꼬치 후벼팠다. 대사를 보면서, 국문과 나왔다고 '국어는 제대로 하냐'면서"라며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를 감싸는 넓어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생각하는 명대사를 묻는 질문에 신하균은 "내가 당신 기억 속에 있는 거야, 당신이 내 기억 속에 있는 거야"를 꼽으며, 재현의 심정을 보여주는 대사라고 설명했다. 한지민은 "잃어버린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면 잃어버린 것이 아니야"를, 정진영은 "당신의 죽음을 멋지게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를 꼽았다. 이준익 감독은 "아름다운 기억이 소중한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명대사를 꼽았다.

'욘더'와 함께 한 시간 중 한 순간만 업로드할 수 있다면, 어떤 순간을 선택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이준익 감독은 "'욘더' 마지막 촬영씬 모니터를 보는데 멍해진 느낌을 기억한다. 그 순간 진공상태였다. '욘더'를 생각하면 그 장면이 딱 생각난다"고 답했다. 정진영은 "재현을 만나는 곳이 섬인데, 배를 타고 가야 했다. 촬영하러 가던 배 위가 생각난다"고 기억에 남는 순간을 전했다. 한지민은 "'욘더'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 씬을 초반에 찍었는데, 거리감이 있는 상태에서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었었고, '욘더'의 시작이 좋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 같이 밥 먹으면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행복했던 기억이었다. MT 온 것 같은 시간이 있었다"고 촬영 현장을 추억했다. 신하균은 "촬영 외 시간에 음악을 많이 들었다. 감독님이 항상 음악을 틀어주셨는데 연기에도 도움이 되고 날씨, 바람, 공기가 그 음악을 들으면 생각날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과 배우는 관전 포인트를 한 문장으로 표현, 시청자를 '욘더'로 초대했다. 이준익 감독은 "아름다운 기억과 만나는 시간", 정진영은 "당신이 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면, 이미 '욘더' 속에 오신 겁니다", 한지민은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욘더'로 오세요", 신하균은 "죽음을 통해 우리 삶을 되돌아본다. '욘더'"라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이준익 감독은 "떨리고, 긴장되고 설렌다. 재미있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6부작 '욘더'는 오는 14일 오후 4시 티빙에서 첫 공개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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