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치' 전여빈 "난해할 수 있다 생각, 떨리고 두려운 마음으로 모험"[EN:인터뷰③]

박정민 2022. 10. 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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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배우 전여빈이 '글리치' 출연 계기를 밝혔다.

10월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글리치'(극본 진한새/연출 노덕)은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이다.

전여빈은 극중 하루아침에 지구에서 증발한 남자친구를 찾아 나선 외계인 목격자 홍지효 역을 맡았다.

10월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여빈은 '글리치' 출연 계기, 촬영 비하인드 등에 대해 털어놨다.

전여빈은 "대본 4부까지 받고 출연을 결정했다. 어떻게 귀결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는데 저에게 물음표 자체였다. 외계인이 무엇인지, 이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지는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던져두고 모험을 떠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소재가 난해한 것과 상관없이 끝없는 모험을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것이 첫 번째 출연 계기였다. 촬영하면서 지효가 되려고 노력했고 믿었다. 아주 멀리 떨어진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외계인을 봤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그 외계인이 내 친구를 납치한 것 같다면 (나도 모험을) 감행을 할 것 같다. 또 다른 의미로는 외계인이라는 게 모두 자신만의 외계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해결할 수 없는 존재나 고민들. 멀리 생각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효는 애써 자기를 설명하지 않고 자신이 평범한 사람 중 한 사람일 뿐이라고 가둬만 놓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안전한 상태이니까. 내가 봤다는 외계인, 기이한 현상을 입 밖에 내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까 봐 숨겨놓는 것에 익숙했을 것 같다. 시국이에게 '너 내가 미친 사람이라면 데리고 살 수 있어?'라고 묻는 것도 술에 엄청 취해서야 내뱉는 사람이다. 소용돌이치고 있는 감정을 눌러놓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말과 에너지로 방출해내버리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지효는 복합적인 레이어가 있는데 쌓고 쌓다가 터트리는데 그게 지효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호산나가 되길 자청하는 것도 폭발적으로 터트릴 수 있는 용기가 있어서니까. 용기가 없어 보이지만 용기 있는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어렵다는 평가에 대해선 "'글리치' 보는데 무섭다, 완성되지 않은 퍼즐이 늘어져 있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난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도 다수 사랑을 받는 시리즈라고 생각하기 보다 소수의 진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했다. 작품이 완성되고 넷플릭스 측에서 보여줬을 때도 '잘 마무리됐구나' '소수에게 진한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반년 이상 작품에 참여한 사람이고, 홍지효로 받아들이고 달려나간 사람이라 이성적인 관객이 되긴 어렵더라. 촬영 내내 이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고, 어떤 인물을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떨리면서도 두려운 마음으로 모험을 감행했다.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는 외계인이라는 존재를 마주하기 위해 처음엔 혼자 걷게 되지만 보라, 갤러들, 직진도 생기면서 함께 여행을 완주한 게 의의라고 생각한다. 처음과 마지막에 지효는 다른 사람이다. 이해하면서 따라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외계인 촬영 비하인드도 언급했다. 전여빈은 "외계인은 실제로 더미를 제작했다. 그 안에 다른 배우가 들어가 있었다. 전해 들은 건데 더미 안에 들어가기 위해 마른 몸을 유지해야 해서 배우분이 40㎏ 대를 유지했다고 하더라. 이후엔 정교한 CG로 도움을 받았다. 큰 외계인이 나온 장면은 '외계인이 저 높이까지 다다를 거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상상하면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라와 지효가 어릴 때 그렸던 외계인 이미지가 그대로 구현돼서 따로 상상할 필요는 없었다. 저는 외계인을 믿는다기 보단 생명체가 인간밖에 없을까 하는 질문은 갖고 있는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그간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준 전여빈은 '글리치'에서 평범한 홍지효의 얼굴을 하고 모험을 감행한다. 전여빈은 "좋게 말하면 도화지처럼 생긴 얼굴이 많은 캐릭터를 담아내기 좋은 얼굴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이번엔 지효는 너드미가 있는 사람이라 분장을 살리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 주셨다. 옷도 최대한 캐릭터 성질을 나타내기 위해 '어떻게해야 더 후줄근해 보일까' 노력해줬다. 민낯처럼 보이긴 하지만 민낯은 아니었고, 날 것처럼 보이고 찌들어 보이도록 화장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한다는 전여빈은 "(사람들이) 잘 못 알아본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얼굴 노출할 일이 많이 없다. 얼굴보다 목소리를 듣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 한 번은 마사지를 받으러 간 적 있는데 '빈센조' 이야기를 하면서 '홍차영이 진짜 웃긴다'고 하길래 저를 칭찬해 주는 줄 알고 '감사합니다'고 했다. 그러다 다시 마사지숍을 방문했는데 '여빈 씨 못 알아봐서 미안했다'고 하시더라. 병원을 가도 그렇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문소리 선배님이 여빈이는 많은 얼굴을 갖고 있어서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신인 배우는 한 번에 얼굴을 각인시켜야 하지만, 길게 봤을 때 그 얼굴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여빈은 '글리치'에 대해 "버디물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봤을 땐 뭐가 달라졌나 싶을 수 있지만 내면에 큰 변화가 생긴. 큰일을 겪고 나면 본인은 엄청 달라져 있지 않나.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보라와 지효에게) 조금 이상해도 괜찮아, 더 많이 이상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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